자연치유 식단 엿보기

by 치유의 통로

백만 년만에 들른 카페에서 찐득한 초코케이크 디저트 한 조각을 포기하기란 정말 쉽지 않았던 하루였다. 견물생심이라던가... 막상 눈앞에 놓인 케이크를 보니 식단 조절에 대한 의지는 온 데 간 데 없어지고 단 것에 대한 갈망(?)이 솟구쳤다. 그러나 순간의 식욕을 이기고 이후에 누리게 된 긴 평화는, 그 포기가 후회없는 선택이었음을 말해주었다. 물론 녹차라떼 속의 시럽, 우유와는 타협하긴 했지만...


고기, 계란, 우유, 생선, 밀가루, 설탕, 커피를 비롯한 모든 육류와 가공식품. 그리고 모든 화식.(물론 불에 익힌 채식도 예외는 아니다.) 나의 식단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대표적인 것들이다. 물론 전혀 먹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먹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과식도 경계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많이 먹게 되면 해롭다 여기는 소식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식사 원칙을 따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식욕을 절제하는 강한 의지력이다. 또한 반대로 신선한 음식을 매 끼니마다 준비하는 성실함도 요구된다. 물론 그에 대한 보상은 가뿐하고 건강한 컨디션으로 언제나 정직하게 주어진다.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연약한 인간인지라 추구하는 바를 실천하기란 그러나 결코 쉽지가 않다. 매일매일이 자신과의 싸움이자 세상과의 싸움이다. 주변엔 너무도 맛있는 먹거리들이 넘쳐난다. 집 밖으로 나서는 순간은 물론 집 안에서조차 매체를 통한 각종 음식 광고들의 유혹이 끊임없는 손길을 뻗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주변인들의 식에 대한 가치관과도 충돌한다. 가족 안에서는 물론 지인들과도 상당히 다른 나의 식습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먹지 못하거나 싫어해서 안 먹는 것이 결코 아니다.


금지(?) 목록 중 평소에 내가 가장 먹고 싶은 것은 라면이다. 마트에 가면 언제나 즐비하고 영롱하게 진열되어 있는 형형색색의 라면들... 그 동안 살아오면서 수도 없이 먹어본 라면이기에 그것이 얼마나 맛있는 것인지를 나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앞에서 참고, 참고, 또 참으며 숱하게 발길을 돌리고 돌렸다. 주재료인 밀가루에 각종 첨가물, 게다가 튀기기까지 한 라면은 나로서는 결코 허용할 수도, 허용해서도 안 되는 금단의 열매였기 때문이다.


신선한 생채소와 과일을 끼니마다 먹기 위해서는 어지간히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 매번 틈틈이 장을 보러 다녀야 하고 쉴 새 없이 재료를 다듬어야 한다. 그러면서 맛있어야 한다. 먹기 좋게 잘 담아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하나하나 일이다. 때론 귀찮거나 수고롭고 무거운 짐처럼 고단하게 느껴질 때가 왜 없을까. 그러나 이것이 나를 살리는 길이라 생각하면 이내 즐겁게 임할 수가 있다. 그리고 내 입맛에 의하면 생채식은 생각보다 맛이 아주 좋아 먹는 기쁨을 준다.


가끔은 이런 나도 흔들릴 때가 있는데 가까운 지인이 다음과 같은 류의 진심 어린 충고를 할 때가 바로 그렇다. 고기를 먹어야 힘이 나고 건강해진다고.. 그럴 땐 나도 정말 그런가? 내가 고기를 안 먹어서 요즘 이렇게 기운이 없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 동안 숱한 건강서적들을 통해 만난, 개인적으로 존경해 마지 않는 자연치유계의 걸출한 스승님들(?)의 공통적인 고견에 의한 바, 왜 고기를 먹지 않아야 하는지, 고기를 먹는 것이 나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너무도 잘 알고 거기에 적극 동의하기 때문에 다시금 심기일전하고 원점으로 돌아가 고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토록 유별을 떠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정말 건강해지고 싶다는 간절함, 그것뿐이다.


타고난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해가는 저질체력, 나이에 비해 빨리 생긴 흰 머리, 쉬어도 자도 피곤한 만성을 넘은 악성피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 더 나은 차원에 대한 갈망. 이 모든 것들이 나를 움직였다. 쉽지 않은 실천이지만 자연치유 식단을 통해 나의 건강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를 하루하루 지켜보는 기대감과 희망이 있기에 나는 날마다 즐겁고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