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방부제 외모를 원하신다고요?

by 치유의 통로

읽다가 완전 빵터졌다. 얼마나 간절했으면 완전 방부제라고까지 표현했을까. 더는 늙고 싶지 않다는 어느 남성의 고민이었다. 그는 나이보다 훨씬 젊어지기 위한 노력으로 금주, 금연, 운동, 썬크림, 영양제를 얘기하고 있었다. 정말 옆에 있었으면 소상히 짚어주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안타까웠다. 가장 중요한 식단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었다. 게다가 자신이 매일 열심히 바르는 썬크림이 되레 노화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썬크림 신화에 휘말려 나 또한 노화에 대한 두려움에 이런 저런 썬크림을 시도해보며 시류에 편승해보려 애썼으나 가장 순한 아기 썬크림조차 그 독성으로 인하여 도저히 도포가 불가능한 이후로 썬크림 포기 선언.


진시황 둘째 가라면 서러우리만치 누구나 불로장생을 꿈꾼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처음엔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 자연치유 공부에 입문을 했지만 건강을 넘어 젊고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싶은 열망은 나 역시 진시황 못지 않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안티에이징을 위해 시도하는 비싼 화장품, 피부과 시술, 피부관리, 보조 식품 등에 답이 있을 거라고 잠시 솔깃하기도 했지만 일단은 그걸 감당할 경제적 여력도 없을 뿐 아니라 자연치유를 알고 나서는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한여름 땡볕에도 썬크림 없이 맨 얼굴로 일광욕 산책을 즐기는 위험천만한(?) 행각을 일삼기까지 한다. 나로서는 일종의 자연치유요법을 실행하는 것인데 물론 일시적으로 주근깨나 기미 같은 것이 올라오기도 한다. 그러나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체험했기 때문에 안심이다. 시간이 지나면 곧 자연히 사라질 만큼 우리 몸의 회복력은 가공할 만한 수준이다. 오히려 일광욕을 통해 어디서도 얻지 못하는 비타민 D를 무상, 무제한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건강에 유익할 뿐더러 썬크림 없이도 주름과 잡티가 거의 없는 깨끗한 피부를 현재까지도 유지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남들만치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다. 늘 그렇듯 깨끗하고 신선한 음식을 챙겨 먹으려고 남들보다 유난을 떠는 것뿐이다. 비결이라면 바로 ‘편식’이 비결인 셈이다.


제대로 된 편식을 하자니 마치 사람들 틈에서는 독립운동을 하는 기분이 된다. 아무리 먹거리를 거절하려고 해도 그러기가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 있는 법이다. 먹으라고 여러 번 권유를 받을 때 권한 사람이 민망해할까봐 불가피하게 먹게 되는 경우가 있다. 최소한의 사회성은 발휘해줘야 한다. 직장에서 회식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가족끼리 식사할 때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동화되어 은근슬쩍 숟가락을 얹을 때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돌아서면 후회하기 일쑤다. 친교의 식탁에서 국수 한 가닥을 목 넘김 했을 땐 마치 변절자(?)라도 된 기분이어서 내 몸이 아우성치는 소리가 귓전에 들리는 것 같아 괴롭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말 투사가 되지 않으면 내 건강과 더 나아가 생명을 지키기란 쉽지 않다. 백 퍼센트까지는 아니더라도 남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거슬러 가려는 몸부림이 있기에 그나마 나의 건강이 유지되고 있다.


주변 이들에겐 참으로 미안한 말이지만 다들 혈색이 좋지가 않다. 실제 나이보다 늙어보인다는 것이 솔직한 나의 진단이다. 일반식을 하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더욱 마음을 다잡는다. 독하게 편식하기로. 운동이야 바빠서 못할 때도 있지만 우리가 매일 하는 것이 식사다. 이 식사에서 결판을 내야만 제 나이를 거슬러 그야말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당당히 선포하며 젊음을 외칠 수가 있는 것이다. 완전 방부제 외모까지는 아닐지언정 그 언저리까지는 가는 것이 가능하다는 게 자연치유를 공부해본 이후로 갖게 된 나의 지론이다.


오늘도 남들 보기에는 맛 없는 식사를 한다. 어쩔 땐 나 자신 토끼가 된 기분이다. 풀 도시락(?)을 싸들고 다닌지도 꽤 됐다. 먹는 소리도 우그적 우그적 아무리 조용함을 유지하려고 해도 한계가 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화식에 대한 그리움은 내 세포에 각인되어 있다. 구내식당에서 올라오는 김치찌개 냄새, 옆 동료의 도시락에서 풍기는 가공된 요리 냄새를 물리쳐야 하는 투지를 발휘해야 한다. 그럼에도 토끼는 거울을 보며 ‘어제보다 더 젊어보이는 건 느낌적인 느낌일까나? 크킄‘ 하곤 속으로 조용히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한 끼 식사의 유별남이 자신의 청춘을 독수리와 같이 새롭게 하는 비장의 전술임을 알고 있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