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디톡스하라

by 치유의 통로


지난 번 이후로 관리를 한 탓인지 감기 기운은 완전히 물러났으며 더 이상 걸리지 않고 있다. 물론 추석명절이라는 비상상황에 처해 있긴 하지만. 코앞의 전혀 안 먹을 수 없는 맛있는 음식들은 분명 몸에 해로운 것들 투성이다. 하지만 식단에서 자연식 비중을 늘리면 명절 음식들에서 투입되는 독성 물질들을 비교적 잘 처리할 수 있다.


오랜만의 연휴 동안에 사람들과의 만남은 불가피하다. 만나기 전부터, ‘이번에는 또 뭘 먹게 되어 나의 식단이 훼손?될 것인가’ 하는 걱정부터 앞서지만 아마 이런 만남조차 거부한다면 산 속에 들어가서 살아야 할 것이다. 일단 이번의 만남 장소는 워낙 대중화된 00카페였다. 물론 나는 평소에 안 가는 곳이지만 상대방이 정한 대로 따르다보니 그곳에 있게 되었다. 거기서 내가 먹을 만한 것이라곤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나는 의례적으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시켜놓고 상대방이 민망할까봐 가끔 몇 번 홀짝거리다가 멀뚱멀뚱 들여다만 볼 뿐이었다. 마주 앉은 그이는 생크림이 듬뿍 얹힌 보기에도 단물이 줄줄 흐를 것 같은 카페모카를 시켜놓고 끊임 없이 들이켰다. 비슷한 연배인 우리들. 결코 적지 않은 나이인지라 저토록 달디단 음료는 자제해야 마땅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먹는 것에 대해 얘기하면 금새 방어적으로 나온다는 것을 체험으로 알기 때문이다. 참 어려운 일이다. 갈등을 피하려면 침묵이 상책이지만 속으로 안타까운 마음은 금할 길이 없다.


그이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먹은 거라곤 없는데 배에서 꼴깍꼴깍 가스가 부글거리는 반응이 오길래 좀전에 내가 아메리카노를 홀짝거렸던 것이 그제서야 생각났다. 아마도 카페인을 영접한 나의 장이 내지르는 비명일 것이었다. 카페인이 장내 유익균을 사멸시킨다는 것을 알기에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겠거니 하며 받아들였다. 속히 디톡스를 시행하여 한바탕 전투를 치르고 있는 장내 환경을 정상화하는 것이 시급했다.


디톡스의 순간은 한결같이 나에게 가장 평화롭고 충만한 시간이다. 내 몸과 마음이 가장 온순해지고 진정한 안식이 이뤄지는 시간이라고나 할까. 그 동안 쌓아온 음식 독소들 뿐만아니라 누적된 이런저런 부정적인 감정들조차 이 시간을 통해 치유가 이뤄지고 저절로 감사가 고백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디톡스 없이 살아온 수십 년을 생각하면 이제는 새로 태어난 기분이 들고 전혀 다른 삶을 사는 것 같다. 새로운 몸은 새로운 마음으로 이어지고 새로운 삶으로 나를 이끈다.


참으로 이 세상을 디톡스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무덤으로 성큼성큼 걸어들어가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염된 식문화를 접할 때마다 정신이 아찔해진다. 그런 까닭에 명절은 건강에 참으로 위기의 기간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평소보다 훨씬 더 위험한 식단이 전 국민의 위장을, 오장육부를 지배한다. 명절 끝이 점점 다가온다. 일상으로 복귀하기 전 우리 몸부터 복귀시켜야 필경 이후의 날들이 순조로우리라. 명절을 디톡스하라! 그대의 몸은 소중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