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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유신 Jan 10. 2021

유리가 모래?

모래 한알이 유리를 깨뜨릴 수 있다.

모래 한알이 유리를 깨뜨릴 수 있다.

유리는 모래로 만들어져 있다.

모래 하나가 유리와 부딪혀 유리를 깨뜨릴 수 있다.

낡은 유리는 깨지기 쉽다.


하필이면 유리에 제일 약한 곳에

하필이면 유리가 깨지도록 빠르게 부딪힌다.


인연도 마찬가지다.

인연은 우연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은 우연 하나가 인연을 깨뜨릴 수 있다.


하필 그곳에서

하필 그때에

그런 우연을 만나서 인연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낡은 인연은 쉽게 깨질 수 있다.

우연은 슬픈 인연인가 보다.


모래가 모여서 돌이 될 수는 없다.

돌이 부서지면서 모래가 되는 것이다.

모래를 아무리 많이 모아도 모래만으로는 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연이 많아진다고 인연이 되는 것은 아니다.

모래가 유리가 되려면 완전히 녹아서 다른 것들과 섞인 후에 유리가 될 수 있다.


불투명한 모래가 투명하게 된다.

투명해서 속이 보이지만 속을 알 수는 없다.


아무도 유리를 보고 모래라고 하지는 않는다.

모래 속에 유리를 찾을 수는 있어도 유리 속에 모래를 찾을 수는 없다.


우연이 모여 다른 감정과 섞이면 인연이 된다.

우연 속에서 인연을 찾을 수 있어도 인연이 된 이후에 우연을 찾을 수는 없다.


우연으로 만들어진 인연이지만

인연이 되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연이 되면 우연은 필연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연은 우연일 뿐이다.

의미를 둔 우연은 필연처럼 변하게 된다.

마치 모래가 녹아 유리물이 되듯이 우연이 녹아 필연이 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작은 모래 하나가 유리를 깨뜨릴 수도 있다.

작은 우연 하나가 인연을 깨뜨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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