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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유신 Apr 02. 2022

생각 집중

아이디어 집중 시간

길을 가다가, 

얘기를 하다가,

밥을 먹다가,

잠들기 전에,

가끔은 생각에 잠겨 아무 말도 없이 멍해진다.


밖에서 보면 안정되게 보이나 머릿속은 엄청나게 바빠진다.

생각을 하는 대상이 아닌 생각을 하는 목적에 대해 그려나가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라는 강요를 많이 받는다.

물론 내가 하는 일이 문제 해결이라고는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문제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할 때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할 수 없다.

10분 정도 한 가지 생각을 하고 있기 힘들다.




한 가지 생각을 얼마나 길게 할까? 

이 글을 읽는 사람은 단 한 가지 생각을 얼마나 오래 했는지 궁금하다.


어려운 문제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예를 들어 오늘 저녁 친구가 제주도를 내려오는데 저녁을 먹자고 하는데 어느 식당을 갈지에 대한 생각을 해도 괜찮다.


먼저 그 친구에 대한 생각으로 시작할 것이다.

친구가 좋아하는 또는 못 먹는 음식은 어떤 것이 있는지 생각한다.

못 먹는 게 없는 친구라는 것을 확인하고 난 후에 제주도에서 먹을 메뉴를 선택해야 한다.

아침이나 점심이 아닌 저녁이다.

저녁은 돼지고기 아니면 회 중에 고르면 된다.

흑돼지라고 얘기하고 일반 돼지고기를 사줘도 모르니깐 돼지고기로 정한다.

이제 식당을 골라야 하는데 내가 갔던 곳 중에서 맛있는 식당을 선택하면 된다.

이왕이면 우리 집 가까운 곳으로 가야 내가 편하니깐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곳으로 범위를 좁힌다.

제주에 온 친구를 생각해서 약간 제주스러운 식당을 찾아줘야 한다.

이왕이면 도민 식당 같은 분위기 나는 곳을 찾으면 뭔가 좋아할 것이다.

사실 관광객들이 가는 식당은 줄 서서 먹어야 하고 사람이 많아 정신없어서이다.

그리고 요즘에는 만날 식당을 알려주면 사전 조사를 하고 오기 때문에 SNS에서 찾을 수 없는 식당을 선호한다.

식당을 정하고 난 후에 친구에게 제주 오면 찾아오라고 전달하면 끝이다.


고기에 이렇게 제주라고 쓰여있는 식당을 골라야 한다.


이만큼 생각하는 동안 난 생각에 집중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다.


친구에 대한 생각은 잠시 스쳐갔다.

식당을 고를 때도 메뉴, 위치, 제주 특징, SNS와 같이 많은 생각이 지나갔다.

물론 식당이라는 키워드만 생각했다고 할 수 있지만 다른 생각이 많이 났다.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하는 것은 힘들다.

생각이 자꾸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식당을 선택하는 단순한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문제도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한 가지 생각을 다시 말하면 한 가지 주제에 관한 생각이라고 해야겠다.

주제를 정해놓고 생각을 해보자.

식당이라는 주제를 정해놓고 생각해보니깐 범위가 너무 넓다.

식당 메뉴, 위치, 특징, 후기, 방문자, 주차, 크기와 같이 시작해서 

식당 창업과 같이 사업 쪽으로 확장되면서 식당 마케팅과 홍보와 같이 점점 생각이 넓어지고 있고 

언제부터 식당이라는 업종이 생겼는지로 시간을 넘는 생각이 나면서 식당은 미래에 어떻게 되고 

인간지능으로 운영된 식당이 인공지능으로 운영되면 어떻게 될 지도 고민하면서 

이미 서빙은 로봇이 하고 있는데 이젠 로봇이 식당을 운영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럼 재료는 어떻게 사 와서 다듬을지 생각하다가 공장에서 다 만들어서 보내주는 해결책을 생각하다가 

식재료는 누가 키우고 만들지에 대한 생각 하다가 

스마트팜으로 생각이 가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중에 전화가 오면 생각은 날아가버리고 통화 내용에 대한 생각으로 전환된다.



생각하는 시간이 예전만큼 없어진다. 

누구를 만나러 갈 때 생각을 하면서 간다.

어떤 내용으로 얘기할지 아니면 무슨 내용으로 날 오라고 했는지 등등 다양한 생각을 한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시간에도 계속 생각한다.


스마트폰이 나오고 난 후에는 생각할 시간이 줄었다.

스마트폰에 물어보면 바로 대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모두 심사만 하면 된다.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이 맞는지 판단하면 된다.

사실 인터넷에 있는 대답이 모두 정답은 아니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을 하지 않고 우리 마음에 드는 답을 찾아다니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비행기모드일 때는 생각을 하겠지?


아이디어는 시간이 필요하다. 

금방 생각나는 아이디어는 금방 사라진다.

아니면 실행도 못할 수준의 아이디어다. 

아이디어가 안 되는 이유를 생각해라. 

여러 관점에서 상상해봐야 가능하다.


스마트폰이 대답하는 아이디어는 너만 빼고 모든 사람이 아는 대답이다.

처음에 힘들지만 생각에 집중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생각하는 힘이 없어지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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