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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유신 Jul 24. 2022

쉼표와 마침표

어쩌면 우리는 마침표가 필요하지 않을까?

살아가면서 쉬어가는 것은 쉼표라 생각하고

사는 것을 마치는 것을 마침표라 생각하면 인생이 너무 힘들 것이다.

마침표가 한 번이라면 상상만 해도 힘들다.


거창하게 인생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짧게 생각해보면 마침표를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침표를 많이 찍고 살아온 것 같다.


누구나 하는 초등학교 졸업도 초등학교 교육에 대한 마침표이고

중학교, 고등학교도 마침표를 찍었다고 할 수 있다.

군대를 전역할 때도, 예비군을 마치고 민방위를 마치는 것도 마침표라 할 수 있고

대학 졸업도 마침표라 할 수 있다.

물론 공부라는 커다란 흐름에서는 마침표라고 볼 수 없다고 할 수 있지만 단계를 끝냈다는 것으로만 따지면 마침표라고 생각할 수 있다.

평생 공부라고 한다면 졸업도 단지 쉼표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연애를 하는 것도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건 그 사람에 대한 마침표라 볼 수 있고 결혼도 마찬가지다.

평생 사랑하라는 말을 생각하면 헤어지는 일도 쉼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마침표라고 생각해야지 다시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회사를 이직하는 것도 마침표라 볼 수 있다. 직장 생활이라는 큰 틀에서는 쉼표를 통해 이직한다고 할 수 있지만 마침표로 생각하고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편할 것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과제 하나를 마무리하는 것이 비록 또 다른 과제가 기다리고 있지만 마침표라고 볼 수 있다.




책을 읽을 때 마침표가 없이 쉼표만 있는 책을 읽는 것도 반대로 그런 글을 쓰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쉼표도 없는 글을 읽는 것은 생각해봐도 어려울 것 같다.

학교 다닐 때 쉬는 시간만 있고 종례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면 등교를 한 후에 하교를 못하고 평생 수업만 들어야 하는 시스템일 것이다.


쉼표가 중요하고 쉬는 시간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결국에는 쉼표라는 것은 마침표가 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쉼표가 없이 달려가도 만나는 것은 마침표이다.

사람은 마침표를 향해서 간다고 생각할 수 있다.

끝내기 위해 쉬지도 않고 달려간다고 생각하니 왠지 불쌍하고 슬퍼진다.

쉬지도 않고 가서 결국에 마치는 것이라니....


잠시 쉬는 시간을 갖자는 것은 결국 마침표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일 수도 있다.

언젠가는 모든 것이 마치겠지만 그 시기가 언제인지 모르기 때문에 마침표를 만나기가 두렵다.


행복했던 문장이 결국에는 마침표로 끝나버린다는 것을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고 마침표 후에 제발 반전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조심스레 글을 읽어나가는 것과 같다.


수많은 쉼표가 있어도 마침표 하나보다 강력하지 못하다.

쉼표인 즐 알고 계속 쉬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마침표였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될 때도 있다.

마침표가 많아서 완전히 끝난 줄 알았는데..............


살아오면서 가끔은 마침 기다렸다는 듯이 쉼표가 나타나고 마침표가 나타날 때가 있다.

아직 마침표를 바라지 않아도 갑자기 여기까지라고 하듯이 마침표가 툭 튀어나올 때도 있다.


누구나 마침표를 향해 가고 있다.

쉼표가 중요한 것은 누구나 알지만 우리는 쉼표를 잘 사용하지 못한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쉼표를 찍듯이 쉬면서 가야 한다.

너무 긴 글은 쉼표가 필요하다.



오늘 내가 쓴 글에도 쉼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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