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속도
글을 쓰거나 기획서를 쓸 때 나는 잘 양식된 인공지능과 대화를 한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정리해 주고 구조화해 준다.
마지막에 항상 나한테 다시 질문을 한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다 보면 내가 처음에 생각했던 방향과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질문은 한 번 훑어보고 내 얘기를 계속한다.
물론 인공지능이 던지는 질문이 가끔은 새로운 인사이트를 주기도 한다.
생각을 넓혀주고, 다른 관점을 보여주고, 내가 보지 못한 구조를 정리해 준다.
질문은 사고를 확장시킨다.
하지만 질문만으로 끝나면 사고는 깊이가 없어진다.
기계적인 질문을 할 수 있지만 깊은 생각 후에 나오는 질문과는 차이가 있다.
양식 지능의 질문은 빠르다. 마치 준비된 것처럼 질문을 던진다.
자연산 지능의 질문은 느리다. 이해를 하고 난 후에 질문을 던진다.
질문을 하기 전에 질문이 가져올 대답을 예상하기도 한다.
질문은 중립적이지 않다. 질문에는 방향이 있다.
예를 들어 제주 맛집을 알려달라는 질문을 받는다.
제주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맛집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나 보다.
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서 아예 리스트를 만들어서 넘겨준다.
어떤 사람은 나한테 맛집을 같이 가자는 사람이 있다.
두 개의 질문은 맛집에 대한 질문이지만
첫 번째 질문은 단지 정보를 원하는 것이고
두 번째 질문은 나와 함께 가고 싶다는 뜻이다.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직접적으로 얘기하지 못하고 질문 형태로 돌려 말한다.
잘못된 질문에서 좋은 대답이 나올 수 없다.
그런 결과가 나오면 우리는 우문현답이라고 한다.
호기심이 많으면 질문이 많다고 했다.
그렇다면 질문이 많으면 호기심이 생길까.
호기심이 있어야 질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질문을 하기 위해서도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루에 하나씩 질문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아니면 질문만 하는 하루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물론 답하고 싶어서 답답하겠지만 질문만 있는 하루는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답답은 답이 두개여서 선택을 못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답답하다는 것은 답을 선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호기심도 마찬가지다. 아무것이나 호기심을 가지면 위험하다.
호기심이 많으면 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
단지 정보만 가지고 있다고 지능이 높은 것은 아니다.
양식된 지능은 오류가 있을 수 있다.
가짜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 진짜 정보인 줄 알게 된다.
물론 자연산 지능도 이런 오류가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모두 옳다고 생각하여 어떤 질문에도 대답해 줄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
마치 양식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양식지능과도 같다.
질문을 통해 호기심을 발달시키면서 많은 정보를 얻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그 정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하고 판단해야 한다.
양식지능이나 자연산지능이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중요한 것은 대답이 아니라 대답을 선택할 수 있는 지혜다.
지능은 해결한다.
지혜는 해결하고 난 후까지 생각한다.
(근데 다른 사람도 이렇게 생각할까 궁금해지지만 댓글이 없으니 내 말이 맞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