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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유신 Mar 02. 2019

시스템 사고방식

Multi Screen Thinking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은 봐라.


하나만 생각하지 말고 전체를 생각하라는 뜻으로 많이 들어본 말이다. 트리즈에서는 좀 더 확대하여 얘기한다. 

나무도 보고 숲도 보고 나무가 지나온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도 보면서 나무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도 보라고 한다. 시간 흐름뿐 아니라 나무를 중심으로 상위 시스템과 하위 시스템을 모두 보라는 뜻이다.


이러한 시스템 사고방식을 통하여 주변 자원을 모두 찾을 수 있고 또한 고정관념을 없앨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고방식이다. 기술 시스템을 중심으로 시스템을 확장하도록 한다.


트리즈에서는 이런 사고 방법을 Multi Screen Thinking 또는 9 Window Thinking이라고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자원을 찾아낼 수 있고 이런 방법을 통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상할 수 있으며 기술 문제뿐 아니라 모든 문제에 적용이 가능할 수 있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문제만을 보지만 트리즈를 배운 사람들은 문제 주변도 동시에 봐야 한다.


기술 시스템이 발전하게 되면 또한 반대 시스템 (Opposite System)도 발전하게 된다. 기술 시스템을 분석할 때 반대 시스템도 함께 분석해야 한다.


시스템 사고를 통하여 기술이 미래에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예측하고 숨겨진 자원을 분석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시스템 사고 분석을 할 때는 나무뿐 아니라 과거, 현재, 미래를 분석한다.

나무가 처음에는 씨앗이었고 이후 싹이 트고 묘목으로 자라서 현재 나무가 된 것이다. 또한 시간이 지나가면 나무로 남겨져 있겠지만 나무가 벌목되어 가구 및 종이도 되고 땔감 등으로도 변할 것이다. 그림에는 표시되지 않았지만 나무는 시간에 따라서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세로축으로는 상위 시스템과 하위 시스템을 작성한다. 상위 시스템은 기능 분석에도 언급했듯이 나무에게 영향을 주는 모든 시스템이다. 하위 시스템은 나무를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나무를 중심으로 상위 시스템을 분석해보자. 먼저 나무 주변에 있는 나무도 상위 시스템이다. 같은 나무라고 할 지라도 나무 하나를 기술 시스템으로 정의했으므로 다른 나무는 상위 시스템이 된다. 나무가 모여있는 숲도 상위 시스템이다. 나무에 영향을 주는 모든 시스템을 상위 시스템이라고 정의했으므로 중력, 태양, 공기, 구름, 물, 안개, 공기 온도 (봄, 여름, 가을, 겨울) 등을 찾을 수 있다. 또한 나무와 관련 있는 동물들, 사자, 호랑이, 오소리, 늑대, 기린, 토끼, 거북이, 말, 개, 고양이, 새 등도 나무와 관련 있는 상위 시스템이다. 모든 동물을 다 작성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할 수 있다. 먼저 나무가 있는 지역이 어디인지를 알아야 한다. 나무가 한국에 있는지 아마존에 있는지를 알아야 주변에 있는 동물을 찾을 수 있다. 동물뿐 아니라 곤충도 상위 시스템이 된다. 곤충은 알아서 찾아보기 바란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도 있고, 다른 식물도 상위 시스템이다.

많은 사람들이 상위 시스템은 눈에 보이는 것만이라고 생각하는데 사람도 역시 상위 시스템이다. 또한 산림보호법, 자연공원법, 헌법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시스템도 상위 시스템이다. 상위 시스템은 정말 많이 있다. 또 빠진 게 있는지 생각해보면 나무 위를 지나가는 비행기도 빠졌고, 태양, 달, 화성, 목성 등과 같은 우주에 있는 요소도 빠졌다. 이런 경향을 보면 나무와 연관되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가구 디자인이 목재 가구인지 철재 가구 인지도 중요하다. 상위 시스템을 계속 쓰면 오늘부터 1년 동안 계속 작성해도 끝나지 않는다. 


나무를 구성하는 요소를 하위 시스템이라고 하는데 줄기, 잎, 뿌리도 물론 하위 시스템이지만 엽록소와 같은 요소도 빠지지 않게 찾아야 한다.


이러한 모든 것을 작성하기 위한 표는 아래와 같이 그리면 된다.

 


표에 있는 숫자는 모두 9개이다. 그래서 9 Window Thinking Method라고도 하는 것이다.

숫자를 써 놨으니 각각에 대하여 설명하겠다.

먼저 당신이 관심 있는 기술 시스템을 5번 칸에다 작성해라. 기술 시스템을 작성할 때 목표 대상은 기술 시스템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풍기가 기술 시스템이면 공기는 상위 시스템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5번 칸에 기술 시스템을 작성했으면 먼저 가로축을 채워나간다. (사실 순서는 크게 상관없다. 어차피 다 채워야 한다.)

4번 칸에는 5번 기술 시스템의 과거를 작성한다. 어떤 기술 시스템을 예를 들까 고민 중이다.

음식을 담는 그릇을 예로 들어보자. (그릇으로 계속 쓰다가 막히면 어쩔까 잠시 고민했지만 안 되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될 것 같아서 그냥 그릇으로 한다. 옆에 보여서 그릇으로 하는 것은 맞다.)

5번에 그릇을 썼다. (약간 걱정되지만 한번 써보자.)

그릇을 시간 순으로 과거-현재-미래로 분석해야 한다. 그릇은 예전에는 어떤 거였을까?

먼저 그릇의 기능을 정의해야 한다. 그릇에 여러 가지를 담을 수 있지만 음식으로만 한정 짓겠다. 그렇다면 그릇의 기능은 목표 대상인 음식의 위치를 유지하는 것이다.

인류가 처음으로 사용한 그릇은 무엇이었을까? 사람이 처음 사용한 것은 거의 대부분 자연 상태를 가공하지 않은 것이다. 그릇의 과거는 나뭇잎, 나무껍질, 동물 뼈, 돌판 같은 것이다. 이후에는 자연 재료를 가공하여 만든 빗살무늬토기, 청동기 그릇, 철 그릇, 유리그릇, 은그릇, 금그릇 등이 있다. 지금 우리가 기술 시스템으로 생각하는 그릇은 어떤 그릇인가? 현재 그릇을 정하지 않고 진행하였다. 현재 개선하려는 그릇은 플라스틱 그릇으로 하자.

5번 칸과 같은 기술 시스템의 과거 시스템을 작성하려면 기술 시스템이 하는 기능을 과거에 수행했던 기술 시스템을 찾아서 써야 한다. 이때 과거를 무작정 예전으로 가면 분석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많아진다. 간단한 기술 시스템은 최초에 출현한 기술 시스템부터 정리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어느 정도는 제한을 두고 분석하는 것이 유리하다. 

위에 작성한 표에서는 "과거-현재-미래"로 분류되어 있는데 기술 시스템 특성에 따라 "문제 발생 전-문제 발생-문제 발생 후"로 정해도 된다. 또한 공정 개선 문제는 "앞 공정-현재 공정-뒷 공정"과 같이 공정 순서대로 정리해도 된다. 

트리즈에서는 권장하는 분석 방법이 있지만 문제에 따라서 변형하여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관심 있는 기술 시스템이 스마트 폰이라고 하면 과거를 스마트 폰으로 할 것인지 유선 전화로 할 것인지는 스스로 판단하기 바란다. 또한 스마트 폰에 전화 수신에 문제가 있으면 과거는 전화 대기 중인 스마트 폰으로 정하고 현재는 전화 수신이 시작한 스마트 폰이고 미래는 전화 통화가 끝난 스마트폰으로 정할 수도 있다.


6번 칸은 그릇의 미래를 작성해야 한다. 6번 칸이 작성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것이다. 아직은 빈칸으로 놔두고 세로축을 채워보자.


먼저 8번 칸에 기술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내부 구성 요소를 작성한다. 그릇의 내부 구성 요소는 뭐가 있을까? 내가 왜 플라스틱 그릇으로 정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바꾸면 위에 글을 많이 바꿔야 하니깐 그냥 진행하자. 플라스틱 그릇을 구성하고 있는 내부 구성요소는 플라스틱이다. 물론 음식이 닿기 때문에 플라스틱 위에 코팅 층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냥 플라스틱이라고만 써 놓자.


2번 칸에는 플라스틱 그릇의 현재 상위 시스템을 작성하면 된다. 2번 칸에는 작성할 게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음식 종류를 다 쓸 수 있다. 밥, 김치, 고기, 국, 찌개, 순대, 참치회 같이 먹고 싶은 거 다 써라. 하지만 우리는 도대체 이 분석을 왜 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플라스틱 그릇에 문제가 있어서 분석하는 것인지 단지 플라스틱 그릇은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 예측하려고 하는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플라스틱 그릇이 환경오염을 시키기 때문에 플라스틱 그릇 문제를 해결한다고 정하면 "과거-현재-미래" 정의가 달라져야 한다.

"사용 전 플라스틱 그릇 - 사용 중 플라스틱 그릇 - 폐기된 플라스틱 그릇"으로 정의하고 진행하면 된다.

우리는 이 문제가 아니라 플라스틱 그릇을 사용할 때 강도가 약해서 쉽게 파손되는 것으로 문제를 정하자.

파손되지 않는 1회용 플라스틱 그릇 개발이 갑자기 우리 과제가 되었다.

2번 상위 시스템에는 음식 종류를 다양하게 작성해도 된다. 또한 상위 시스템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

조리기구도 있다. 전자레인지, 프라이팬, 오븐도 적어 넣자. 식당에 있는 가구도 상위 시스템이다. 식탁, 의자, 조명도 적자. 식기류도 추가해야 한다. 수저, 칼, 포크 등등 집에 있는 것을 다 적어 넣자. 또 냉장고, 식기세척기, 수세미, 싱크대, 식기 건조기도 추가하자. 환경 시스템인 물과 공기, 중력, 빛도 다 넣어보자.

2번 칸이 가장 많이 적을 수 있는 칸인가 보다.

그럼 남은 것은 각 모서리에 있는 1, 3, 7, 9번 칸이다. 여기는 2번 칸 보다 더 많이 넣을 수 있다.

먼저 1번 칸을 살펴보면 1번 칸은 2번 칸에 적혀있는 시스템들의 과거 시스템이다. 조금 전에 4번 칸을 채우듯이 1번 칸을 채우는데 2번 칸에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분석해서 적어야 한다. 2번 칸에 많이 적은 것을 후회하면서 지우지 말기 바란다. 아직 1번 칸이 끝난 것이 아니다. 이번에는 4번 칸에 있는 것들의 상위 시스템을 작성해야 한다. 아까 4번에 나뭇잎을 적었으면 1번 칸에는 나뭇잎의 상위 시스템을 적어야 한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1번 칸을 끝까지 채워본 적은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과거 하위 시스템인 7번 칸도 작성한다. 7번 칸은 현재 하위 시스템인 8번 칸의 과거 시스템을 작성하고 또한 과거 기술 시스템인 4번 칸의 하위 시스템을 추가로 작성해야 한다.


다음에는 미래 상위 시스템인 3번 칸을 작성한다. 이때부터는 상상력이 발휘되어야 한다. 3번 칸은 현재 상위 시스템인 2번 칸의 미래 시스템을 예측해서 작성한다. 또한 미래 기술 시스템인 6번 칸의 상위 시스템을 작성한다. 


미래 시스템인 3, 6, 9번 칸은 작성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잘 분석해서 작성해 보기 바란다.


9번 칸은 현재 하위 시스템인 8번 칸의 미래 시스템을 작성하고 또한 미래 기술 시스템인 6번 칸의 하위 시스템을 작성하면 된다.


이렇게 작성하면 1번부터 9번까지 모두 채울 수 있다.

이런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아무리 획기적으로 미래 기술 시스템인 6번 칸에 들어갈 제품 아이디어가 나와도 이 제품을 만드는 구성 요소인 9번 칸에 있어야 할 부품 또는 기술이 없으면 만들기 힘들다는 것이다.


접히는 스마트폰이 나오기 시작한다. 만약에 휘어지는 스마트 폰을 개발한다고 하면 단지 디스플레이만 휘어져서는 안 되고 내부 구성 요소 모두가 휘어져야지 모두 휘어지는 스마트 폰이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휘어지는 배터리와 휘어지는 PCB와 휘어지는 안테나 등이 모두 개발되어야 한다. 


어떠한 문제라도 이 표를 가지고 고민하면 새로운 아이디어는 반드시 나온다. 새로운 아이디어뿐 아니라 개발하면서 생기는 실수를 예방할 수 있다.



시스템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일을 진행하면 위에 그림과 같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두 명이 각자 수영장 바닥에 방수 페인트를 열심히 칠한 사진이다. 아직 페인트는 마르지 않았고 이 두 사람은 나올 수가 없게 된다.


큰 그림을 보라고 사람들은 말을 한다. 시간 변화와 상위/하위 관점에서 문제를 보는 능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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