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유신 Mar 03. 2019

정 중앙을 노려라.

문제 정의

제대로 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번에는 문제 정의에 대하여 알아보자.

많은 사람들은 문제가 보이면 달리기 경주 시작점에서 출발 신호가 떨어지는 것 같이 일단 해결하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관성 중에 하나다.

학교를 다닐 때 시험 시간을 생각해보자. 시험 시작 종소리와 동시에 1번부터 문제를 풀기 시작한다. 1번 문제를 풀고 2번으로 넘어가고 3번으로 넘어가는 식이다. 예전에 시험 잘 보는 방법이라고 알려진 것은 단순하다. "모르는 문제는 넘어가고 시간이 남으면 다시 보자."

별로 대단한 방법도 아닌데 이런 방법이 특별하다고 알려진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순서대로 풀어야 한다는 강박감에 모르는 문제도 해결하려고 고민하다가 시간이 부족하여 아는 문제도 못 풀기 때문이다. 시험을 보는 목적이 학습한 것을 다시 정리하고 모르는 부분을 찾아내어 복습을 하기 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현재 내 수준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나는, 시험을 못 봤다.

시험을 볼 때 시험지를 먼저 다 읽고 그다음에 답을 찍었다. 이런 방법이 의외로 시간을 단축해줬다. 물론 빨리 푼다고 시험 점수가 높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답을 읽고 문제를 읽는 것이 문제를 보고 답을 선택하는 것보다 빠르다는 것을 일찍 알아버렸나 보다. 트리즈도 어쩌면 이와 같지 않나 생각한다. 우리가 원하는 답을 생각한 후에 맞는 질문을 고르는 것이라고 생각해보자. 


간단한 문제를 내 보자.

문제) 다음 문제의 답을 구하시오. 1+3=?

      (1) 0      (2) 1     (3) 4     (4) 7     (5) 10


우리 때는 4개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하지만 요즘에는 5개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한다고 들었다. 

4개나 5개나 어차피 틀린 답으로 채워 넣어야 하는데 출제자만 힘들겠다.

간단한 문제를 낸다고 하고 너무 어려웠지 않았나 걱정된다.


저 문제를 바꿔서 질문을 하면

문제) 다음 답이 나오는 질문은? 답: 4

   (1) 1+3     (2) 2+2     (3)  2X2   (4) 9-5   (5) 1+2+3+4+5-5-3-2-1


모든 질문은 4를 나타낸다. 1+3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답은 하나이지만, 반대로 4라는 값을 구할 수 있는 문제는 여러 가지로 변형될 수 있다.


문제를 보면 바로 해결하지 말고 답을 생각해보자. 답에 따라서 문제를 쉽게 바꿀 수 있다.

여러분들이 원하는 것은 문제인가 답인가? 아무도 문제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단, 시험 출제자는 항상 문제에 목말라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답인데 사람들은 답을 보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보려고 한다.


하지만 시험 교실이 아닌 실생활은 어떠한가? 우리는 아직 답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우리가 원하는 답은 목표라는 단어로 포장되어 있는 것이다. 목표에 다다라는 것이 답이라고 하면 문제는 상당히 많이 변형될 수 있다.


양궁 대회에 나가려고 한다. 여러분들이 양궁 감독이자 코치라고 하자. 

선수들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인가 아니면 선수들이 유명해져서 광고에도 출연하고 관련 상품들이 팔려서 수익을 얻고 싶은가? 대부분 사람들은 수익을 얻고 싶어 하지만 선수들이 잘 되기를 바랄 것이다. 선수는 경기 결과로 평가된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을 해야 한다. 

감독이 된 여러분들은 선수들에게 여러 가지 말을 할 수 있지만 가장 단순하게 말해서 "과녁 정 가운데를 맞혀라."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현재 상황은 모든 화살이 과녁 정 가운데에 안 맞는 것이다. 과녁 가운데를 맞히지 못한다는 것은 결코 진짜 문제가 아니다. 그냥 이런 현재 수준인 것이다.

선수가 원하는 목표는 활을 쏘면 모든 화살이 과녁 정가운데를 맞추기를 원하는 것이다. 목표를 다시 보면 과녁 정 가운데에 화살이 꽂혀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감독인 여러분들은 어떤 해결안을 제시하는가?

시합 일정이 많이 남지 않은 관계로 해결안은 단 하나만 채택될 수 있다.

우리는 해결안을 얘기하라고 하면 그때그때 생각나는 것을 얘기한다. 특히 잘 모르는 분야일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진다. 여러분들은 갑자기 양궁 감독이 된 것이다. 그냥 이런 설정이다.

심지어 여러분들은 양궁 법칙도 모르고 활이랑 화살 정도만 알지 한 번도 만져본 적도 없는 상황이다. (도대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양궁 감독이 됐는지 궁금할 것이다.)


많은 회사에서도 이와 같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진짜 문제를 모르고 있는 상태이지만 무엇인가 창의적이고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나와서 한 번에 해결되는 모습을 느끼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여기에 많이 희생되는 것은 아직 정해진 업무가 없고 나름 신선하다고 평가받는 신입사원이다. 회사에서 신상품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나 현업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신입 사원들을 모셔놓고 아이디어 워크숍을 진행한다. 일단 설명을 장황하게 하고 아이디어를 내라고 신입사원들과 선배 사원들을 그룹으로 정하여 문제를 제시하고 아이디어를 정리하라고 한다.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정말 오래 시간을 준다고 해도 하루를 못 넘긴다. 하루 이상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신입사원들과 함께 한 아이디어 워크숍이 성공적으로 끝난 것은 몇 번이나 되고 워크숍에서 도출된 아이디어가 제품화된 것은 몇 건일까?

물론 아이디어는 시작 단계에서는 구체적이지 않고 정리되지 않은 날 것과도 같지만, 많은 사람들이 구체화하고 정리하고 변형시켜서 아이디어가 성장한다. 성장한 아이디어는 상품 개발이나 제품 개선에 적용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아이디어들은 이미 예전에도 여러 유사한 아이디어가 있었다.

아이디어가 성장하려면 제일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를 선택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현재를 보지 말고 아이디어가 성장된 모습을 상상해야 한다.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아이디어를 보여주면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그저 공허한 생각으로 여겨진다.


Floating Cloud

번역하면 뜬 구름이다. 많은 아이디어가 뜬 구름같이 느껴진다. 모든 뜬 구름 같은 아이디어가 좋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을 땅으로 가져오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다시 양궁 얘기로 돌아가면 신입사원 워크숍과 같은 이유로 여러분들이 감독이 된 것이다. 분위기를 바꿔 보자고 외부 전문가를 모신 것이다. 여러분들이 반드시 스포츠 분야 전문가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인사 전문가, 경영 전문가도 괜찮다. 그냥 전문가이기 때문에 전문가로 초빙한 것이다.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주었으니 여러분들의 해결안은 무엇인가? 단 하나만을 제시할 수 있다.

좀 더 극적인 효과를 주기 위하여 여러분들이 제시한 해결안은 무조건 채택된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에 여러분들이 제안한 해결안이 효과가 없으면 여러분들은 1억 원을 내야 하고 반대로 효과가 있으면 여러분들에게 100억을 줄 것이다. 게임을 시작할까?

이 글을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많은 해결안이 떠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그중 단 하나만 제안할 수 있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질문하라. 또 질문하라. 그리고 질문해라.

제시할 수 있는 해결안은 하나이다. 하지만 해결안을 얻기 위한 질문은 제한이 없다. 

이렇게 얘기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질문을 가장한 해결안을 말한다. 

"안경을 쓰면 과녁이 더 잘 보일까요?" 

이 질문은 안경을 쓰라는 해결안이다. 이런 질문은 질문이 아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이 답을 찾는 것이기 때문에 질문하는 것은 못 배웠다. 

"왜 과녁 중앙을 못 맞추는 건가요? 왜?"

애매한 질문이다. "왜?"에 많은 의미가 있다. 

좀 더 고민해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시스템 사고방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