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맛은 러시아 입맛?
지난번 "1999년 모스크바 이야기" 매거진에서 의외로 10부 모스크바 요리 교실이 엄청난 조회수를 나타냈다.
https://brunch.co.kr/@yshinb/21
이해되지 않지만 그래도 먹는 거니깐 관심이 많았나 보다.
이번 글은 엄청나게 많은 사진이 있다.
침 고일지 모르지만 침착하게 읽어보자.
음식 순서는 오는 날부터 거꾸로 먹은 음식 중에 몇 개를 보면서 얘기해보자.
아래 그림은 한국 오기 전 모스크바 공항에서 먹은 핫도그이다.
혹시 다음에 공항에서 대기할 거면 여기 핫도그 집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가격은 기억 안 나지만 공항 치고는 저렴했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람이 많지 않아서 편하게 앉아서 비행기를 기다릴 수 있었다.
이건 한국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핫도그이다. 하지만 핫도그를 시키면 소고기 또는 돼지고기를 선택해야 한다. 소시지가 소고기로 만든 것인지 돼지고기로 만든 것인지를 골라야 한다. 모르면 둘 다 먹어라.
아래 사진은 무무 (МуМу)에서 먹은 것이다. 마이마이가 아니라 무무로 읽어야 한다. 영어 y는 러시아어로는 u 발음이 난다. 무무는 한글로 음메라는 소리다. 음메 맛있어라고 할 때 음메가 아니라 소가 우는 소리다.
소고기 위에 치즈와 같은 것으로 토핑하고 소고기와 치즈 사이엔 볶은 양파가 들어가 있다. 일단 맛을 보면 계속 먹게 된다. 옆에 있는 건 귀리다. 러시아에선 귀리를 많이 먹는데 맛있다.
아래 사진은 수프다. 고기가 들어간 수프, 즉 고기 수프다. 고기와 고수가 들어갔다.
러시아는 아침에 수프를 안 준다. 수프는 점심이나 저녁에만 준다.
우리는 해장하려면 해장국을 먹지 않는가? 해장국은 결국 해장 수프인데 러시아는 해장 수프를 아침에 안 판다.
해장 수프를 러시아에서 먹으려면 점심때까지 계속 자다 일어나서 먹으면 된다.
러시아 사람들이 해장하는 것은 피클 국물이다. 예전에도 썼을 것이다.
시고 단 국물로 해장하는데 한번 해보기 바란다. 둘 중 하나다. 해장되던가 아니면 다시는 술을 안 먹겠다는 다짐을 하던가.
모스크바에 와서 아는 후배를 만나서 간 조지아 식당이다. 러시아어로는 그루지아 식당이다.
조지아 음식은 한국 사람들 입맛에 잘 맞는다. 모스크바 살 때 조지아 식당 데려가서 맛없다는 한국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또한 조지아는 세계 최초 와인 생산국이라고 한다.
여기 가면 무조건 와인을 마셔야 하는데 모스크바에 있는 조지아 식당에 조지아 와인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다. 조지아와 러시아 관계가 좋을 때는 와인이 있고 관계가 나쁠 때는 와인이 없다.
예전에 모스크바 살 때 우리 동네 사람이 조지아 사람이었다.
조지아 와인이 맛있다고 자주 사 마신다고 하니깐 조지아 사람이 불쌍하다고 대답했다. 왜?
조지아에는 모든 집에서 와인을 만들고 맛있는 건 병에 들어있는 게 아니라 각 집에 있는 것이고 먹다 남거나 맛없는 와인을 수출한다고 했다. 나중에 조지아 가서 와인 마셔봐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어쨌든 조지아 와인은 현지에서 맛없어서 수출한 와인이라도 싸고 맛있다. 그냥 다 맛있다.
아래 빵은 조지아 빵이다. 가운데 계란이 있고 계란을 풀어먹던 같이 먹던 맘대로 먹어라.
음식 먹는 방법은 각자 하고 싶은 방법으로 먹으면 된다.
비빔밥을 비벼먹던가 밥이랑 나물 따로 먹던가 그건 자기 마음이다.
내가 조지아 식당에 가는 이유는 아래 사진에 있는 힌깔리를 먹기 위해서다.
만두를 한 입에 넣으면 죽는다. 맛있어서 죽는 게 아니라 뜨거워서 죽는다.
만두 안에는 국물이 가득 차있다. 먹는 방법은 손으로 뒤집어서 먹는다는데 다 필요 없다.
무조건 식혀서 먹어야 된다.
우아하게 나이프로 잘라먹지 말고 국물 맛을 꼭 보기 바란다.
힌깔리도 고를 수 있는데 양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등등을 골라 먹어보기 바란다.
러시아에 만두 종류가 많다.
Манты (만뜨이)
Пельмен (뻴멘)
Хинкали (힌깔리)
만뜨이는 만두와 발음이 상당히 비슷하다. 내가 식품영양학을 전공하지 않았고 러시아에서 셰프는 아니고 음식평론가도 아니기 때문에 그냥 사 먹었던 기억으로 생각하면 만뜨이는 왕만두스럽다. 뻴멘은 물만두?
그냥 각자 먹어보기 바란다.
아래 그림은 가장 대표적인 러시아 음식인 샤슬릭이다.
돼지, 소, 양, 닭 등 아무 고기나 꼬치에 껴서 구운 것이다. 그냥 고기 꼬치구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 다양한 소스를 시켜 먹을 수 있다. 러시아 식당은 소스 값을 받는다. 모르면 그냥 먹어도 맛있다.
모스크바 아르바트 거리에 있는 만두집을 찾아갔다. 혼자 밥 먹는데 이왕이면 점심 세트로 먹으려고 간 것이다.
그냥 지나가다 옆에 있어서 들어갔다. 배달된다고 하니깐 아래 전화번호로 시키면 된다.
한국까지는 배달료가 좀 나갈 것 같다.
수프를 시켰다. 세트메뉴에 있는 것 중 만두 수프를 골랐다.
점심이니깐 수프가 나오는 것이다.
만두 수프..... 맛이 애매한 만두 수프다. 한국 만둣국은 국물이 맛있지만 러시아는 미원을 안 쓰나 보다.
메인 요리도 만두를 시켰다. 물에 빠진 만두와 물에서 건져낸 만두를 먹은 것이다.
만두 요릿집이니깐 만두만 먹을 만두 하지?
아래 메뉴가 점심 세트 메뉴다. 난 외국인이니깐 340 루블 짜리를 시켰다. 대략 한화로 6천 원 정도 된다.
시내 한복판에서 말이다.
식사 구성은 수프, 샐러드, 메인, 음료이다.
250 루블짜리는 수프와 샐러드와 음료만 준다.
290 루블짜리는 수프 또는 샐러드와 메인과 음료를 준다.
아래 메뉴에서 먹고 싶은 것을 고르면 된다.
난 샐러드를 올리비에 샐러드로 시켰다. 샐러드에 흑빵 두 개가 따라 나왔다.
러시아 흑빵은 정말 맛있다. 비타민 A가 많이 들었다고 하는데 맛있고 냄새도 난다.
보드카 한잔 마시고 안주 대신 흑빵 냄새를 맡아야 한다.
오산에 우즈베키스탄 식당에 예전 파트원들을 데리고 가면 올리비아 샐러드를 꼭 시켜줬다.
그리고 빵을 시켜주면 빵 위에 샐러드를 올려놓고 잘 먹는다. 그렇게 먹다가 메인 요리가 나오면 배불러서 못 먹겠다고 해서 항상 난 고기만 먹었다.
아래 사진은 길거리 음식이다.
예전에는 길거리 가게가 많이 있었는데 이젠 길에 모든 것들이 없어졌다.
내가 예전이라고 하는 건 20년 전이니 이제 변할 만도 하지.
모스크바에서는 샤우르마, 페테르부르크에서는 샤 베르마, 한국에서는 케밥이라고 하는 음식이다.
안에 고기를 선택하고 각종 채소를 넣어준다.
맛있다.
이건 강의하러 가서 먹은 아침이다.
블린느이라는 얇은 밀가루 전과 치즈 몇 조각, 그리고 죽을 준다.
그냥 아침이다. 수프는 없다.
이건 수프가 있으니 점심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 수 있다. 그냥 맛있는 소고기 감잣국?
침 고이기 시작하니깐 침착해져야 한다.
아래 음식 구성은 전형적인 러시아 점심 메뉴이다. 샐러드와 수프, 메인과 음료가 있지 않는가?
감자 으깬 거랑 같이 먹는데 맛있다. (난 왜 다 맛있을까?)
아래 메뉴도 고기국이다. 커피도 준다.
이건 아침일까 점심일까?
수프가 없으니 아침이다. 소시지 빵과 햄과 치즈를 준다.
앞에서 얘기한 치즈 밑에 고기다. 이 날은 호박을 사이에 껴줬다.
오이 샐러드에 쪽파를 넣어서 파 오이 샐러드가 됐다.
무서운 식단이었다. 아래 사진은.
바로 밑에 있는 디저트를 먹고 외쳤다. "이럴 슈가~!"
설탕 덩어리를 먹는 것 같았다.
러시아에서 빼먹을 수 없는 보르쉬가 나왔다. 고기 패티와 콩조림?
콩과 채소를 볶은 건지 삶은 건지 어쨌든 콩이다. 저 콩이 커지면 킹콩?
보르쉬는 비트로 끓이는 국이다. 비트 주세요 할 때 비트가 아니라 빨간 무다.
아침 메뉴
고기와 치즈 사이를 보라.
이쁘게 생긴 귀리.... 귀한 귀리?
보르쉬 구성은 아래 숟가락과 같이 돼있다.
다 쓰고 나니깐 침이 고인다. 저 숟가락에 보이는 빨간 무가 비트이다.
"숟가락에서 비트를 떨어뜨려라"를 영어로 하면 드롭 더 비트가 된다.
러시아 음식 중에 궁금한 음식은 댓글을 달아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