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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유신 May 18. 2020

제주로 오다

이제부터 현실

코로나 19 때문에 강의가 모두 온라인으로 전환되어 예전만큼 강의가 없어지고 회사도 재택근무와 온라인 회의로 전환되어 집에 자율 격리되어 있었다.

이제는 굳이 회사 근처에 살지 않아도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실감 난다.

강의는 어차피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했으니 굳이 서울 근처에 살지 않아도 된다.


그럼 떠날 수 있겠다.

갑자기 제주에 사는 사람들이 내려오라고 유혹해왔다.

제주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한라산 3잔에 내려온다고 했다.


집 나와서 1년씩 원룸으로 다니면서 살았다.

오산에서 살 때는 그나마 수납공간도 많고 방도 넓었다. 무려 8평이나 되었다.

1년 살다가 서울로 갈 때는 갑자기 4평으로 줄여서 들어갔다. 모든 것이 손 닿는 거리에 있어 주거 효율은 좋았다.

1년 살다 광교로 올 때는 다시 8평으로 왔다. 1년 만에 집을 2배로 늘리는 것을 해냈다.

광교 온 지 10개월째 다시 제주로 왔다.

집안에 화장실 문 말고 방문이 있는 게 소원이었다.

물론 가격이 비싸졌지만 드디어 현관을 열고 들어오면 화장실 문과 방문이 생겼다.


집에 넓어지니깐 아직은 어색하다.

화장실 문을 열면 주방이 있어야 하는데 중간에 큰 공간이 있다니.....

또한 주방이 ㄱ 자로 꺾여있는 것이다.

주방에도 장이 많아서 그릇이 없어 보인다. 


옷장도 많아서 옷을 더 사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사를 해야 했다. 평소 짐이 없어서 원룸 이사 다닐 때 차로 몇 번 왕복하면 끝이었는데 이번에는 차로 몇 번할 수 없는 섬이다.

이삿짐을 물어보니 1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차라리 차에 싣고 떠나기로 했다. 차에 가득 싣고 떠나고 나머지 옷들은 우체국 택배로 보냈다.

우체국 택배로 보내니 대부분 옷이 상자 4개로 처리되었고 택배비는 28000원으로 끝났다.


배 타고 싶어서 차를 끌고 목포까지 내려갔다. 물론 차에는 대부분 주방용품과 매트리스 등으로 채워왔다.

목포에서 밤배를 타고 무려 6시간을 내려와서 새벽에 제주에 도착했다.

(이제 배를 다시 육지로 올려야 하는데 이번에는 완도로 가려고 한다. 2시간 40분이면 도착)

산타루치노에 차를 싣고 승선 확인증을 가지고 다시 표를 사서 배로 올라갔다.

배는 잔잔하게 온 것 같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짐 싸고 운전해서 그냥 자서 모르는 것 같기도 하다.)

제주항에 도착할 때 앞으로 제주 생활을 보는 듯한 해를 봤다.

이제 제주에서 뭐하고 살아야 하나 찾아봐야 한다.


제주로 오니깐 갑자기 강의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제는 비행기 타고 갈 수 있는 곳만 강의를 가야 하나?


제주 얘기를 계속 쓸까 고민 중이다. 난 별로 제주에 대한 로망이 없다. 어차피 사람 사는 곳은 비슷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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