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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유신 Sep 15. 2020

10부 모스크바 요리 교실

여태껏 잘 읽은 사람이면 모스크바에서 사는 법부터

노어까지 다 배웠을 거다….. 그렇지? 

근데 불현듯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났다…….

먹고살아야 되는 거 아닌가?

살고 먹는다고 아무도 말 안 하지? 그렇게 말하는 사람 있어? 

난 그것도 모르고………사는 것만 썼다. 미안하군.

그래서 지금부터 새롭게 모스크바에서 먹을 수 있는 요리법에 관해서

쓰려고 한다. 

(며칠 기껏 생각한 게 겨우 요리법?) 

제목은 쿠궁~! 생존 요리

(생존에 재미 들렸군……) 

처음에는 간단한 요리법부터 시작해 보자.

일단 요리를 위해서는 기구가 필요하단 말이다 연장을 준비하자. 

연장 목록 줄까? 알아서 사라.

칼은 15cm가 넘는 걸로 사라……….(친구에서 나오는 말이다)

아무거나 사도 된다 우리는……짧으면? 어때……옆에 도끼로 자르지 뭐. 

시장 가서 칼 하고 도끼 사 온다. 도끼 안 사도 된다.

그리고 도마………….. 없어도 되는군.

그릇하고 접시 사면 대강 되는 거지?

냄비랑 프라이팬도 사야겠군…… 

이 정도 연장을 챙겨서 집에 오자.

집에다가 잘 놓고 이제는 요리 재료를 사러 나가자…

휴……. 아까 사 올걸………. 또 나가야 되는군. 

그냥……….. 오늘은 요리 재료 사지 말고 피자나 시켜먹고 내일부터 열심히 요리해 먹자. 

오늘의 요리

일단 재료 사러 나가자……재료 재료 재료

내 전공이군……. 재료공학…… 

오늘은 만만한 볶음밥을 해보자꾸나.

오늘의 요리…………. 볶/음/밥/

일단 재료 사러 시장가자……

가서 싱싱한 양파와 계란 그리고 당근

어쨌든 보이는 건 마구마구 사보자.

베이컨도 하나 사자………. 이게 중요하다. 

우리는 유학생…………. 식용유 살 돈이 없다. 베이컨을 사면 식용유가 생긴다….. 뭔 말이냐고? 

집에 와서 잘 씻는다…………. 야채만….. 베이컨은 씻지 말고

허걱………쌀 안 사 왔다. 쌀…….. 사와라….

쌀은 두 종류가 있다. 긴 쌀 하고 동그란 쌀 하고

긴 쌀은 모양이 길다. 찰기가 없단 소리다. 볶음밥 할 때는 써먹어도 되지만 우리는 동그란 쌀을 사자 

밥하는 법 갈쳐 달라고?

밥솥 있지? 거기다 쌀 씻어 넣고 물 넣고 스위치 키면 된다.

밥솥 없다고? 음………

그럼 냄비 있지? 연장 산거 뒤져봐라 있을 거다.

거기다가 식용유 두르고 식용유가 끓기 전에 쌀 씻은 거랑 물이랑 넣어라………..(예전에 옆방 중국애가 하던 방법이여~) 

밥 되는 동안 베이컨을 잘게 썰어라……구체적으로 말해 달라고?

가로 세로 5mm씩 두께는……음……대패 있냐? 그냥….. 먹어라. 

프라이팬에 베이컨 먹고 싶은 만큼 넣어라…

내 요리법은 절대로 양을 정하지 않을 거다. 니 입맛에 맞혀 먹어라. 

프라이팬에서 베이컨이 익으면서 식용유 나오지? 

거봐…….. 식용유 없어도 된다고 했지?

그 담에는 야채 썰어놓은 거……..(언제 썰라고 했냐고? 그냥 통째 넣어라)

야채도 각 맞혀서 잘 썰어 놓아라……가로 세로 10mm 크기로 말이다. 

(야채 넣으라니깐 오이, 양배추 이런 거 넣는 사람……나중에 맛이 어떤지 써줘라)

넣을 수 있는 야채………양파, 감자, 당근, 피망 같은 거……

개인적으로 감자를 넣으니깐 익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넘 오래 걸림.

감자는 웬만하면 빼고 만들자. 

프라이팬 보면 아까 만들어놓은 베이컨 있지?

머라고? 불 끄란 소리 안 해서 아직도 켜있다고? 음…….. 그냥…딱딱한 베이컨 먹음 되지 뭐.

거기다가 야채 다 넣어라. 가끔 버섯 넣어도 좋다.

있는 거 다 넣으란 소리다. 

이쯤에는 밥이 다 되었을 거다.

밥을 넣어라…….. 볶아라……

다 되었을 때쯤 계란을 넣어라. 계란을 풀어서 넣는 사람………

부지런한 사람이군………. 설거지 하나 더 생기잖아. 

계란이 익을 때쯤 고민을 하자

여기다 소금, 후추를 넣을 것인가 아님 이따가 케첩 뿌려먹을까?

입맛에 맞춰 먹으면 볶음밥 끝~ 

볶음밥………무지 간단하지만 엄청난 응용을 할 수 있다.

볶음밥 전문집 가봐라……. 메뉴가 몇 개나 되는지… 

해볼까? 말자……손가락 아프다. 

보통 요리책에는 밥을 이쁜 그릇에 담아서 내놓으라고 하지만 우린…………프라이팬 통 째로…….. 먹자 

요리책에서 안 갈쳐주는 것도 가르쳐 주겠다.

다 먹고 설거지는 꼭 하자…….(요리책에 설거지하라는 말 없다) 

다음 요리는 뭐하지?

한식, 양식, 중식, 일식까지 다 잘하는 나……

다음에는 찌게 해 볼까?  

그동안 이사하고 동네 정리하느라고 바빴다.

저번에 글 하나 복사해서 올렸지?

스킨헤드에 관해서 말이다.

왜 올렸냐면 내가 이사 온 이 동네가 걔네들의 본거지란다.

거기 쓰여있지?

히틀러 생일에 여기서 모여서 생일잔치했다고 말이야. 

야세네바 정말 좋다.

주위 조사해 본 바로는 대형 슈퍼마켓 두 개 있고 시장도 두 개나 있고 극장도 있고 극장 옆에는 나이트클럽 있고

(이 클럽 가려고 했는데 월요일하고 화요일은 노는 날이다)

극장 밑에 술집+당구장 있다.

여기 가서 러샤애들하고 놀았다….

동네 관리하는 것도 힘들다…. 에고에고

당구 한게임에 35 루블 맥주 한 잔에 30루블

보드카 한잔에 20루블이다. 싸지? 

거기 토요일에 또 오라고 한다. 그날 같이 술 마신 애가 자기 생일이라고 초대한단다.

젠장….. 이사온지 며칠 됐다고 이 동네 파악이 다 되는 거냐?

생존 노어 쓴 후에는 거의 생존하고 있다 выжить 

한참 글 안 올라와서 궁금한 사람 하나도 없는 거 안다. 

생존 요리 쓰기 전이라고 생각해라.

동네 분위기 파악 중이다.

그날 술집에서 만난 아그들이 나보고 스킨헤드 조심하라고 하더라.

음……아직 한 명도 못 만났다. 나랑 시간이 안 맞아서 그런가 보다. 

이 동네……분위기 정말 좋다. 근데 왜 아직도 기숙사에는 내가 이사 온 걸 모르는 건지…….. 피하는 건지.

방에 혼자 있다…….. 

거의 혼자서도 잘해요……이거 찍는 거 같다.

얼마 전에 계란 삶는 기계를 샀다.

하루에 3개 이상 먹다 보니 지겨워졌다.

반숙도 해 먹고 완숙도 해 먹고……

어제 꿈에도 계란 삶는 꿈 꿨는데………끝내 다 삶지는 못했다.

조만간 꿈에 뱃속에서 병아리들이 나오는 꿈을 꾸겠지? 

음……….. 다음에는 꼭 극장도 가보고 클럽도 가봐야지.

조만간 여기에 이케아 생긴다고 하니깐 구경할 곳 또 늘겠군.

12월 12일에 생긴다고 선전하더군.

도대체 메트로는 어디 생긴 거야? 선전은 많이 하더니… 

오늘은 이사땜시 정신없어서 그냥 넘어가고 내일 요리 써줄게.

그럼…….. 나보고 싶은 사람 놀러 오기 바란다.

끼노찌아뜨르 하노이 밑에 있을 거다  

엊그제 슈퍼 갔다 오는 길에 자빠졌다. 젠장…..

설상가상이란 말이 있듯이 자빠졌는데 보드카 병이 깨졌다.

요리강습은 영 힘들다……다들 잘해 먹잖아?

난 오죽 집에서 심심하면 돼지고기 양념해 놓고 소고기랑 버섯 넣고 전골도 끓여먹고 목살 잘라서 구워 먹고

어쨌든 잘 먹고 산다…..

조만간 한국 갈 거다. 한국 갔다 오면 안 심심할 거다.

그러니깐 있을 때 잘하길 바란다……(뭔 말이여?) 

오늘은 정말 쓸 거 없다. 웬만한 건 다 얘기했으니깐 예전 꺼 읽어보면 다 있고, 노어까지도 갈쳐줬고…….

그래서 아예 소설까지 쓰려고 하다가……….. 돌 던질 사람이 많아서 관뒀다. 

남들이 참 날 할 일없는 사람으로 보겠지?

음……근데 말이야 난 이렇게 생각한다.

모스크바 처음 오는 사람들……황당하다. 

자기가 알고 있는 거 자기만 알고 있다면 전혀 아는 게 아니다.

조금 아는 척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렇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는 사람 가끔 있다…….. 허허허

모스크바 한국 사람들……….. 정말 좁다. 말조심하고 살아야지…

한 명 거르면 다 아는 사람들

우리부터 시작해보자.  

처음에 쓸 때는 모스크바에 대해서 내가 아는 거 다 쓰고 싶었는데 방송심의위원회의 검열이 무서워서 최대한 편집해서 썼다.

(이럼 뭐 대단한 거 있는 줄 알겠지? 푸하하하) 

밖에 눈이 뿌려지고 있다. 

고만 써야지……. 눈 오니깐……(쓰기 싫으니깐 눈 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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