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순천에서

by ㄱㄷㅇ

몇 년 전 친구들과 순천으로 여행에 다녀온 적이 있다. 날씨가 무척 좋았던 기억이 있고,

찾아다닌 식당이 모두 맛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 친구들이 먼저 떠나고 혼자 하룻밤을 더 순천에서 보냈다.

친구들이 모두 떠난 타지에 혼자 남았을 때

무언가, 낯선 타지가 더욱 차갑게 느껴졌다.


그때가 생각난 건, 얼마 전 노트에서 남겨놓은 글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예전에 적어 놓았던 글을 한 번씩 발견할 때마다

그때의 내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되새기게 만들고

잊었던 순간을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순천에서의 나는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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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게 진실이라면, 진실을 말할 수 없게 되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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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1. 27. 순천에서

아주 소중한 인연들과 여행을 왔습니다.

사소한 모습조차 무해한 사람을 아시나요. 이들은 어쩌면 그런 사람들일 수 있겠습니다.

여행동안 생각났던 것이 있다면, 이곳이 너무 좋았다는 핑계로

부디 내 앞에서 함께 웃고, 우는 이들이

저보다 더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지금 너무 행복하니, 과분한 부담을 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그러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덧 1년의 끝이 다가오는 때에 가장 행복한 순간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이들이 참 고맙기도 하고요.

나의 외로움을 한 줌,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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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다해 사랑했습니다. 단 한순간도, 거짓이었던 적은 없었어요.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잘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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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 인해, 그로 하여금, 그 때문에. 나는 이런 사람이 되었습니다.

숱한 슬픔과 지나치는 인연들과에 안녕을 비롯해서요.

수차례 걸려 넘어지는 과정을 겪었으면서도 여지없이 지금 또한,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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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은 흔하면서도 유일한 것.

모두가 지닌 삶의 파편들에 나는 베이겠으나

그것이 하나의 일관된 통로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겠음을.

온전히 놓인 길을 걷겠음을 새긴다.

길가에 핀 꽃의 이름을 알아보다 누군가에 의해, 자연에 의해 꺾인

한 송이 꽃을 발견한다. 그 앞에 섰다.

내 머릿속에는 없는 꽃이다

내가 알 수 없는 이름이다.

그러나 이 꽃도 겨울의 추위를 견디고

봄의 따스함을 받았다.

새벽의 창백을 스치고

맺히는 이슬을 맞이했다.

잎에는 약간의 젖은 소리가 맺혔다.


우리의 인생은 각자에게 유일한 것, 흔한 감정을 주워 담아

본연의 삶을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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