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이 세상을 맴돌고 있습니다.
지난겨울이 우습다는 듯
세상엔 환한 향기가 가득하다가
지금은 푸릇한 흙내음과
새싹을 지나 어른이 된 초록들로 가득하고요.
누구는 나를 보고 미련하다지만
슬픔을 지우지 못하는 건
행복보다 슬픔이 나와 가깝기 때문입니다.
불행은 아닙니다.
불행은 슬픔보다 아픔에 가까우니까요
언젠가 누군가 저에게
필요하다면
아픈 만큼 아프고, 슬픈 만큼 슬퍼하면 된다고 그랬습니다.
대신 이 말은
행복한 만큼 행복해도 된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나에게 그랬듯이 당신도 그러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아팠으니까,
이제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을 겁니다.
모래에 부딪히는 파도를 멍하니 바라보다
이내 흩어지는 포말을 보면서 슬픔에 잠겼듯이
다시금 피어난 꽃을 맡고
세상에 칠해진 초록을 보면서
숨을 내뱉기로, 살아있다는 표식을 남기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