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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Sep 24. 2021

'관계'는 관찰에서 시작된다

마케팅적 HR

[우아한 관찰주의자] 도서에 나오는 글이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삶의 경험과 가치관에 따라 지각필터가 다르다.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은 서로의 오해와 소통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요건이다."


HR 담당으로 조직 내 '일하는 방식'의 정도에서 명쾌한 문장이라 생각했는데, 마케팅 관점에서 생각해보니 고객을 정의하는데도 비즈니스를 바라보는데도 모두 적용된다. '차이의 인정과 존중'이 비즈니스와 마케팅의 기회를 만들어내는 시작이 아닐까? 누구나 볼수 있으나 같은 것을 보는 것은 아니듯 개인이 사고하는 방식, 비즈니스, 산업, 사회가 돌아가는 방식 그 안에서 집요하게 관찰하며 고민하는 다른 시선이 같은 상황에서도 유의미한 창업을 일으키는 것처럼 말이다.


마케팅은 고객과의 관계를 견고하게 구축하는 과정에서 끊임 없이 고객 중심적 사고를 통해 어떤 가치를 전달할지 변화하고 진화하기 위한 도전의 연속이다. 아마도 우리의 사업이 망하더라도 그 가치를 원하는 고객이 있는 한, 누군가는 관계를 맺으며 도전을 이어갈 것이다. 그 도전에 관찰이 필요한 이유는 '고객을 자꾸 보면서'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계속 살펴야 하며, 살피는 행위나 고민의 결과로 전달된 가치가 재구매를 통해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소비 심리를 이해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니즈와 욕구를 파악하는 시작이 관찰에 있음이리라. 또한 일방의 소통은 없으니 내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관찰을 통한 상호 소통으로 전달, 진화 되어야만 그 의도가 서로에게 잘 먹힐 수 있다.

*출처 : 픽사베이


HR 직무를 마케팅적으로 접근해 보면 내부직원, 경영진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지향하는 가치에 맞게 HR의 시각이나 결정이 변화되어 가기 위한 도전을 하고 있는지 묻고 있는 듯 하다. 결론을 말하자면 'Not yet'이지만, 사고의 원리는 같기에 나의 고객에게 충분한 관찰을 기울이고 있는지 질문하게 된다. 나는 그들의 니즈를, 욕구를 안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그들의 가치를 알기 위해 나는 마케팅적 접근으로 매순간 관찰하고 있는가? 또한 지향점이 어디이며, 그 지향점의 모습에 나의 고객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본 적이 있는지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갓 시니어가 되었을 때 다른 회사의 교담-인담자들의 모임을 부지런히 쫓으며 많은 사례를 배웠으나 지금은 하지 않는다. 나의 '고객을 자꾸 보면서' 진정한 질문이나 고민없이 남이 하는대로 좋은 것만 가져다 붙인들, 그것이 진정 우리에게 맞는지도 모를 뿐더러 관계를 위한건지 관계에서 나를 빛나게 하기 위함인지 목적에 빗나간 '빛 좋은 개살구'였음을 느꼈다. 본질을 벗어난 고민으로 타사의 새로운 기법이나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얕은 수 였기 때문이다.


나의 고객과 진정한 관계, 오래가는 관계를 만들고 싶다면 작은 주의에서 시작하는 관찰이 우선이겠다.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질문해 보자. 나의 고객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내가 속해있는 조직의 고객과 관계를 만들기 위해, 또는 함께 더 큰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원하는지 말이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 영상에서, 가려진 시야에 보이는 고릴라를 찾아내는 것처럼 보기 위한 노력들, '왜'라는 질문을 통해 관찰의 시작을 만들어가며 고객과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팔릴만한 '제품' 즉 '제도'나 '결정'을 아주 작은 사소한 것부터 만들어 보는 것이다.


그 관찰의 기반에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 관심이 자리한다면 보다 나은, 다양한 가치를 주기 위한 기회도 생길 것이다. 무릇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보아야 사랑스러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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