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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Feb 11. 2022

[후배에게]내 일 아닌, 우리의 일

후배에게 보내는 편지

눈빛만 봐도 알 수가 있다?!

눈빛만 딱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이 일에 있어 상당한 고수라 느꼈었다. 과연 맞을까?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 있을 순 있겠으나, 더 나은 성장이나 성공을 원한다면 눈빛만 보지 말고 다른 것도 봐야 하지 않을까? 의사소통에 비언어적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일은, 눈빛으로 손짓으로 표정만으로 할 수 없다.


아래 글은, 팀 후배와 애기를 나누던 중, 후배가 담당하는 업무 얘기(라 쓰고 불만이라 말한다)를 나눈 후 나의 생각을 정리해서 보낸 메일이다. 당시, 그 후배가 나에게 질문을 던졌고(나에게 털어 놓았으니까), 대화 후 생각한 것을 메일로 적어 보냈다. 일종의 글로 나누는 대화인 셈이다. (팀 동료들에게도 함께 공유했다)

 



OO님, 이수진입니다.

나누었던 얘기가 귓가에 맴돌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저의 견해를 얘기하니 대화 속 '문제'를 한 번 되짚어 보면 좋을 거 같아요. (내 일이 아니란 생각보단, 팀 내 동료로서 무관심했던 것에 대한 죄책감이 더 컸다고 할 수 있어요. 메일로 보내는 것은 글로 쓰면 정리가 잘 되고 기록이 남으면 다시 생각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나눈 문제의식 : 급여관리 업무 과정에서 담당자 간 업무 지연 및 누락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우선 승진자가 되었고 조직에서의 만 5년의 생활에서 이제, 자신의 경력 경로를 세팅해야 하는 상당히 중요한 시기입니다. (내가 해 온 일이 정말 나에게 맞는지.. 내가 계속해서 잘할 수 있는 일인지.. 아니라면? 등) 여하튼, 성장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담당하는 업무 중 큰 단위인 '급여관리' 이야기가 나왔고, 물리적으로 많은 양의 일에서 엮여 있는 사람 간 발생되는 업무 지연, 누락에 대해 매번 땜질만 하니 업무상, 내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습니다. ----------> 이 고민은 차차 풀어나가고요.


급여관리의 업무와 관련하여,

결국 급여 지급의 누락이 발생되었고, 그 와중에 본인이 느낀 스트레스도 상당합니다.

그로 인해 결재권자에게 결재 다시 받기, 세금 신고도 다시 하기, 세무서에 월마다 보내는 감사자료도 다시 보내기. 하나의 일이 틀어지면 그다음의 단계를 또 처리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죠. 시간도 비용이니 조직 입장에선 엄청난 손해입니다. 또한 담당자 입장에서 최종 마무리가 '나'여도 그것을 실수라고 말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서 무엇이 문제였을까? 생각해 봤어요.

그 일(급여)이 잘 안 되어 발생되는 최악의 상황은, 직원들의 급여가 지급되지 못해(대표도 포함) 급여와 연결된 직원들의 생계 및 생활에 문제가 생기고 그로인해 직원들의 불만과 원성이 자자해 조직에 대한 신뢰도 떨어져 이탈자도 생길 겁니다. (문제가 발생되어야지, 비로소 일에 대한 프로세스나 책임감이 만들어진다로 오해하면 안 됩니다.. 망치를 들고 있는 사람한테는 모든 게 못으로 보이는 법이죠)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 중, 원칙에 절대 예외를 둘 수 없는 일이 있는데 저는 그것이 '급여'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일 중 '무조건 해야 하는 일'이고, 정해진 날짜에 약속한 급여가 지급이 되어야죠. 그렇게 계약을 했으니까요~.

그래서,

1. 급여일을 준수하기 위해 업무 당사자간, 서로가 제공하고 안내해야 하는 일에 대한 Due date가 잘 합의된 걸까? (서로 동의한 것인지..)

2. Due Date는 서로가 잘 합의되었다면 그 일이 준수되지 않았을 때, 어떤 페널티가 있었을까?

  - 혹, 대충 사정 봐줘 가며 유야무야 유연하게 넘긴 게, 애초부터 Due date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Deadline에 맞춰 일하게 만든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그렇게 해서 자료를 줄 때까지 기다린다면, 얼마나 더 기다려줘야 하는가? 왜, 서로 간 시간 허비와 비효율을 만드는 요소를 심어두었을까?

3. 그럼, 급여일과 관련해서 우리가 정한 Due Date는 정말 Due date가 맞았을까?

4. Due Date에 나와야 하는 결과물이 잘 합의된 걸까?

5. 그 결과물들을 취합하여 도출된 최종 결과를 '이게 맞지요?'라고 확인하는 절차가 있었을까?


이런 문제들과 질문이 생겼습니다. 질문은 많지만 문제와 해결은 간단해요.

'재발방지'를 목표로 우리끼리 잘 합의된 날짜와 결과물을 규정화시키면 됩니다.


하지만 말처럼 쉽게 풀리지 않죠. 같이 업무를 하는 사람과의 협의-합의가 또한 중요하고 그 협의 이전에 공통된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 또한 나누어 공감과 이해도 쌓아야 하니까요. 일은, 해결보다 같이 하는 사람과의 공감과 이해를 쌓는게 더 힘든일이라고 생각해요. 가장 쉬운 해결은 나 또는 다른 선배가 대신 나서서 조율해 줄 수도 있죠. 그럼, OO님에게는 무엇이 남나요? OO님이 그 일의 주도권을 가진 사람이라고 스스로도, 같이 하는 사람도 인식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그 과정을 풀어나가는 것이 OO님의 경력 한 층을 쌓는데 엄청난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때,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과 용기는, 정말 큰 자산이 됩니다. 큰 덩어리로 보면 그냥 '급여'하나의 일이지만 많은 사람과 일이 엮어 있을 땐 나누어 쪼개서 업무 단위로 봐야 하는 일도 있더라고요. 또한 조직 안에서만 통용되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산업이나 조직에서도 범용 될 수 있는 나의 노하우는 스스로 만들어간 문제 해결의 과정을 통해 많이 대화하고 질문하는 사람이 승자더라고요. 승진을 한 OO님에게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은, 이 문장 하나였습니다.



얘기가 길어졌지만 결국 저는, OO님에게 다시 대화를 겁니다.

이 질문을 토대로 나의 일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거죠. 우리는 일을 시키는 것에 대해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일을 잘 못 시켜요. 단순히 나누고 분배하면 그게 일의 지시고 시키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일은 피자 자르듯이 자를 수 없거든요. 일을 시키는 방법의 시작은, 내가 '나'한테 먼저 시킬 줄 알아야 하더라고요. 내 것을 덜어주고 일을 주는 게 아니라, 대화나 논의 과정을 통해서 주는 방법이 가장 좋습니다.

결론은, 일을 시키기 위한 전체 일의 흐름을 알고, 급여의 일에 대한 목적과 목표가 당사자간 잘 합의되어야 하며, 그 합의가 지키지 않을 때 우리는 어떤 페널티를 줄 수 있는지까지 합의되는 것들. 그래서 재발방지를 통해 우리의 일이 더 이상 무능해지지 않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 척을 지고 싸우지 않도록 '파트너십'을 만들어 준다면.... 그 일의 리더겠네요.


용기를 가지시라고 또한 필요하다면 도와 드릴 수 있다고 메일을 드립니다.

메일의 글 또한 제 개인적인 견해이니 다른 분들과의 대화로 더 풍성해지는 성장을 만들어 보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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