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쉽지않다
퇴근 후 갑자기 '변화란 무엇일까'라고 나에게 물어본다. HRD를 기반으로 HR을 하면서 나는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고 개인간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변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근래 1년 동안의 나를 보며 '변화'라는 말이, 그 말에 담긴 의미가 전혀 쉽지 않았다. 심지어 변화하고자 마음을 먹고 스스로를 변화하기 위해 선택하고 노력했지만 아직 진행 중이고, 그 진행이 1년이 넘어간다.
변화가 쉽지 않은 첫 번째 이유는, 뭐든지 혼자 하려하고 혼자서 해결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삶이나 일에 다가오는 문제의 규모, 깊이가 다르며 함께 푸는 사람 역시 달라진다. 그런데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묻는 것이 귀찮아 혼자 하려하고, 혼자 해야한다는 생각이 해결에 집중하게 만들어 변화를 어렵게 한다. 경험이 많을수록 비슷한 문제를 빨리 풀 수 있겠으나 매번 같은 방식으로 푸는 습관이, 문제를 푸는 원리를 생각하기 보단 해결에 더 집중하게 한다. 과거보다 더, 더 빨리 풀어야 할 것 같고, 나이를 먹을수록 더 다양한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어른이 이 정도도 못 풀면 창피하다고 생각하니까 조급해서 해결에 집중하는 것이다. 또는 기존의 경험이 너무 확고해 다른 예외나 경우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하던대로 해결한다. 그래서 회사에서도 섣불리 변화를 기획하고 만들면 당연히 변할 줄 알았다. 그 변화의 실행 주체는 내가 아닌데, 묻지도 협의하지도 않고서 말이다. 그래서 혼자서 해결하지 말고, 문제를 같이 풀 사람들과 문제를 함께 정의해야 한다.
변화를 위해 '그 정도는 해야지', '회사를 위해서'라고 과정을 쉽게 생각하거나 당연시하지 않아야 한다. 결국, 과정이 좋으면 결과가 나쁠 수는 없다.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고, 목표에 못미치는 결과를 얻기는 해도 최소한 과정이 좋으니 그것만으로도 배울 게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과정을 복기하며 다시 풀면, 다른 답도 나오고 더 좋은 답도 얻을 수 있다. 그 답에 함께 푸는 사람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확인할 건 확인하고 가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원하는 변해서 될 것에 가까워 지는 것이다. 나 또는 타인과 계속해서 대화해 가며 습관을 만들고 속도를 맞추고 안되면 다시 하고, 보상도 주다 보면 그 과정이 나 또는 우리도 모르게 몸에 배겠지. 합을 맞추는 시간과 노력을 들인 만큼, 또 그 과정에 충실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또 달라지니 '변화'가 쉬운 것이 아니다. 너무 쉽게 '변화하라' 외쳤던 내가 반성되는 퇴근 후 였다.
'왜, 우리는 변화해야 할까? 변화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어떤 문제가 생길까?' 를 함께 고민하며 그 변화 과정에 누구와 함께하고 누구에게 도움을 청하고 도움을 줄 것인가가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