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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Mar 17. 2022

언제까지 월급쟁이로 살 수 있을까?

근기법상 정년이 진짜 정년이 아닐지도

회사 생활 15년이 되어간다. 많은 월급을 바라거나 큰 자리를 욕심내며 살지는 않았으나 이렇든 저렇든 여전히 월급쟁이이다. 월급쟁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오랜 기간 묶여 살다 보니 길을 잃어버렸다. 어쩌면 애초에 스스로 길을 만들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그것은 그저 머릿속에 맴돌 뿐 충분한 노력을 통해 스스로 길을 만들진 못했다. 모름지기 들인 노력과 시간이 없다면 그냥 앉아서 헛된 꿈만 꾸었던 거다.    


코치가 보내준 'MBC의 MZ세대 퇴사'에 대한 기사를 보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3E2E_JaMj20

출처 : MBCNEWS


영상의 댓글을 보니 사람들의 생각이 다양하다. 대체적으로 기업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나는, 기자가 말하는 초반의 문장이 와닿는다.

"MZ세대는 퇴사를 불안정과 불안함으로 보지 않고 새로운 시작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크다." 

내가 지금에서야 느끼는 그 생각을, 그들은 잠깐의 회사생활로 벌써 느끼고 판단했구나.


다른 글에서도 썼지만 이제는 퇴사, 이직을 바라보는 우리의 사고와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 더러는 퇴사를 인비(인사비밀) 다루듯 하는 곳도 있고 혹자는 도망가 듯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이직과 퇴사가 잘못인가? 우리가 '직장인으로서' 겪는 경력의 과정에 그저 한 단계일 뿐인 퇴사와 이직에 대해 조직 내 이러쿵, 저러쿵 말할 필요가 없다. 차라리 서로 응원도 해주고 지금은 떠나지만 다시 올 수 있는 동료, 경쟁사로 간다면 선의의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으니 오히려 인재풀로 관리해두면 된다. 우리와 목표나 방향이 맞지 않는 사람도 절대 소홀하게 떠나보내면 안 된다. 모두 우리의 고객이다. 회사를 떠난 직원 중에 만남을 이어가는 그 동료는, 아직도 우리 브랜드를 주문하거나, 회사에서 단체 주문할 기회가 생기면 우리 브랜드를 제안한다고 한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다만 직장인으로서 경력의 성장과정에 지치지 않고 롱런할 수 있도록 회사가 또는 스스로가 조절해야 한다. 그러는 중에 혹, 일에 지쳐있다면 결론을 '이직할까, 퇴사할까'의 문제로 보지 않길 바란다. 과거만큼 일에서 보람, 즐거움, 행복을 덜 느끼는가? 덜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체적인 상황을 적어보고 그 이유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고 덥석 퇴사, 이직이라는 방법을 들이대면 안된다. 그것이 올바른 해결책이 아닐 수도 있으며, 그 문제의 원인이 ‘일’인 건지, ‘사람’인 건지, ‘나’인 건지 살펴야 한다.


회사의 업무가 어떻게 늘 도전적이고 변화무쌍한 일만 있을까. 단조롭고 반복적인 업무도 있다. 그런 업무에 대해서도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일을 관리하는 방법도 터득해야 하며, 혼자 하지 않고 동료들과 대화를 통해 발전적인 업무의 방향을 함께 풀어나가는 방법도 터득해야 한다. 그것이 월급쟁이로 살아도 나 답게 살아갈 수 있는 토대가 되어 준다. 그래서 누군가 '언제까지 월급쟁이로 살 것인지' 물어도 스스로는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생각보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관심이 없으며, 잘 들여다 보지 않고 산다. 무언가를 하는데 있어 자신의 이유가 없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스스로 살 길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회사가 나를 놓을 때까지'가 아니다. 내가 되고 싶은 어떤 모습이 될 때까지, 되지 않더라도 그 과정이면 충분하지 않나. 2025년, 2030년의 나의 미래를 그려 보는 것이 월급쟁이로, 혹은 다른 방법으로 멋있게 살지 만들어 줄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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