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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Feb 21. 2022

왜, 질문해야 할까?

일에 질문해야 하는 이유

당신은 일을 할 때, 얼마나 질문하는가? 혹은 동료나 리더로부터 얼마나 질문을 받는가?

질문을 받을 때 어떤 기분이나 생각이 드는가? 철이 없던 시절, 질문이 공격으로 들렸는데 이제는 질문이 없으면 무관심으로 느껴진다. 아무리 완벽한 기획안도, 문서도 내가 아닌 이상 보는 관점과 사고가 다르기 때문에 질문이 없을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예의상' 질문을 하지 않을 때도 있다. 피드백을 달라고 해도 은근히 피드백받기를 꺼려한다. 혹은 받더라도 100% 기쁘고 즐거운 마음이진 않는다. 나도 모르게 '이 당연한 걸 몰라서 묻는 거야? 알면서 일부러 그러는 거야?'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질문이 없는 게 일 잘하는 거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질문을 하지 않으면, 조직/부서에 어떤 문제가 발생될까? 혹은 업무에 대해 질문으로 대화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발생될까? 업무에 대해 서로 탐색하고 협의하는 질문을 통한 대화의 과정이 생략되거나 충분히 선행되지 않으면 우리는 많은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현 조직에서 승진제도를 개선 중이다. 기존 승진제도에서 문제점을 찾고 문제의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은 당연한 순서이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팀원 간 ‘문제’에 대해 깊이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 아마도 함께 해온 시간으로 우리는 우리의 문제에 서로 잘 안다고 짐작한 것 같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기존 승진제도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팀원 각자가 생각하는 문제, 혹은 다른 구성원들의 얘기나 상황을 통해 느끼는 문제의 원인, 해결하기 위한 조직 내 최적의 방법을 충분히 탐색할 시간적 여유는 없었다. 그러다 승진제도 개선안을 기획하고 구축하는 중, 문제가 발생한다. ‘임직원 설명회’를 마친 후, 직원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인사팀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논리적 설득력을 갖기 위해 우리는 제도 구축의 방향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되었다. 그 고민 역시, 우리가 바라는 제도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잡음을 해결하는 수준의 논리력을 갖기 위한 해결에 급급했으나 문제는 끊이질 않는다.

끊이지 않는 문제들은, 하나의 이슈를 해결한다고 해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진다는 것이다.


업무를 진행하는 초반엔 빠른 속도로 진척이 이루어지지만 막상 실행 단계에서는 매 순간 의견의 조율, 방향의 점검-협의가 더 잦게 발생한다.
"미팅이 가능한 날짜들을 모두 투표해 주세요."
잦음으로 인해 다음 업무의 진행이 늦어지고 그로 인해 디테일이 떨어지는 결과가 발생하여 일의 끝맺음에 있어 완성도를 갖기 어렵다.
"더 미루기 어려워 일단 이렇게 보고 하겠습니다.ㅠㅠ"
또한 그 합의 과정 중 무임승차자가 늘고 하는 사람만 일 하거나, 몇 사람만 담당하게 된다.
"갑자기 지시한 일을 하느라 타사사례를 못 찾았어요. 그리고 일이 안 끝나서 이번에도 못 할것 같아요;"
동료 간, 이런 경험이 조금씩 쌓일수록 서로 기대하는 업무 수준이 낮아지고, 신뢰감이 저하되며 함께 일하는 것보단 혼자 하려는 태도가 형성이 되고, 일의 결과에 대한 서로의 기대(고저)가 달라 갈등이 발생된다.
"왜 이렇게 밖에 못하지? 이걸 조사한 거라고 준거야?"
팀으로서 서로의 업무가 함께 연결되지 못하며, 그로 인해 (인원이 줄어도) 일은 줄지 않는 비효율과 일이 역량이나 역할이 아닌 잘하는 사람에게 집중되거나 골고루 분배되지 않을 경우, 팀 내 마찰이 발생되고 업무상 공유가 활발하지 않아 업무의 누락도 발생한다.
"아, 이런걸 일일이 설명해줘야 아나.. 모르면 좀 물어보던가, 왜 자꾸 놓쳐..."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경우 일을 마칠 때의 성취감, 효능감 외 조직에 대한 기여도나 인정이 본. 인. 만. 느껴짐으로 업무의 ‘개인 최적화’가 발생한다.
"도움 없이, 혼자서 이 정도면 엄청 잘한거지. 올해 성과 평가 잘 받을 것 같아." 


업무상 발생되는 무수한 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함께 많이 대화해야 한다. 그 대화엔 당연히 업무에 대한 이해, 관심, 의문 등이 질문으로 나타나야 하며 모르는 것은 잘못이 아니고 당연한 것이라는 인식도 생겨야 한다. '아직 이것도 몰라'보단, '더 잘 되기 위한 답을 만들어 가고 있다'라고 생각해야 한다. 일에 대해 묻지 않는 것만큼 무능은 없다.


따라서 부서, 조직 내 구성원 간 합의점의 도출 과정에는 대화가 선행되어야 하며 서로 간 일의 목적과 목표에 대한 합의가 충분히 대화로 나눠지는 과정을 통해 그나마 공감할 수 있으며, 그 일이 그나마 되어 간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공감 이후 일에 대한 적절한 질문을 통해 역할을 분담하고 나누는 과정이 또 필요하다. 자신의 '깜냥대로' 추측이나 감으로 판단하지 말고 직접 물어보고, 또한 사람들의 지각 필터는 모두 다르므로 대화를 했다고 해서 그것이 끝이 아닌 시작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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