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를 하다보면, 자꾸 신처럼 굴 때가 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일을 지시한 자의 마음이나, 그것을 전달하는 사람의 마음을 내가 안다고 자신한다. 또는 몇번 해본 일을 가지고 사람들의 마음을 아는 것 마냥 굴려고 한다. 일하면서도 대표이사나 직원들의 마음이 이렇겠지, 이런 의미를 생각하겠지. 결국 대놓고 직접 묻지도 않고 물어볼 용기도 없으면서 아는 것처럼 생각한다.
이 긴 영상의 메시지는 "마음은 볼 수 없기 때문에 행동만 보면 된다"이다. 그러나 우리는 행동은 안보고 마음만 보려한다.
지금의 시대는 과거와 달리(태어난 곳에서 평생을 살지 않는 시대) 진심을 알 수 없는 사회(가족 외에 지금 옆에 있는 동료처럼 오래 알지 못하는)인데, 진심을 자꾸 느끼고 보여주려고 하니 오버를 즉, 과하게 행동한다. 진심을 짧은 시간안에 빠르고 강력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먹을 생각도 없으면서 밥 한번 먹자는 말, 모 고객센터의 인사말 "사랑합니다, 고객님" 등이 그렇다. 또한 진심을 보여야 한다고 자꾸 강요한다. 그러나 진심이란 상대적이다. 절대적 기준이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자꾸 나에게, 타인에게 진심을 요구할까. (요구하는 사람 중 진심인 자도 드물다)
그래서 이 영상의 결론은, '다름의 인정'이다. 다름의 인정은 먼저 자신을 인정하고 타인의 다름도 함께 인정하는 것이다. 너의 진심과 나의 진심의 무게는 같다. 그래서 타인의 진심이 그렇지 않을 것 같아 보여도 인정해야 한다.
다시 업무로 돌아와, 서로의 진심을 알 수 없으니 결국 집중해야 하는 것은 행동처럼 겉으로 드러난 표현이다. 업무에서는 행동만으로 서로 오해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이 맞다, 틀리다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으로 받아들이며 말하고 질문해야 한다. 그리고 진심을 알 수 있다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착각은 하지 않는다. 누구든 직접 물어보지 않고는 혹은 답하는 자가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 이상 마음은 누구도 모른다.
오늘 나는, 상대의 행동이나 표현이 아니라 마음을 파악하려고 스트레스 받지 않았는가? 눈치껏 센스있게 파악하는 일잘러가 되기 위해 나의 에너지와 시간을 갉아가며 완성된 자료로, 기뻐하지 않았기를 바란다. 그리고 타인에게 요구하지 않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