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즐겨보던 프로그램에서 (우영우 때문에 유명해지긴 했지만) 그전부터 유심히 보았던 배우의 인터뷰를 볼 수 있었다. 이 배우는, 참 단단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다. '한우물'을 파려고 판 게 아니라 언제든지 상처받거나 지금, 이 일이 힘들고 고통스럽다면 나를 위해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쌓아야겠다는 '내 안의 소리'를 들은 것이 오히려 '한우물'을 팔 수 있었다고 한다. 역시, 진정한 고수다.
이 배우의 인터뷰가 많지 않아, 그나마 말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수상소감이었다. 그런데 그 수상소감이 한 사람이 어떻게 성숙되어 가는지 연결되어 있어, 찾아보고 정리해 보고 싶었다. 닮고 싶은 멋진 사람이다.
**2020년 수상소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란 작품에서 바이올린을 사랑하는 주인공(채송아)을 만나 본인의 20대를 돌아볼 수 있었다고 한다. (난 이 드라마는 좀 지루해서 끝까지 보지 못했고 오히려 스토브리그를 다 보았는데, 배우는 달랐나 보다 ㅎㅎ) 상처받고, 상처받을지라도 묵묵히 앞을 향해 걸어가는 주인공을 보며 배우는 이렇게 무언가를 진심으로 사랑한 적이 있었는지 생각했다고 한다.
여러 번 생각하고 얻은 답은 5살 때부터 시작한 연기가 재밌고 의외로 본인이 많이 사랑하고 있었으며 그래서 진심을 다해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한 마음이 이렇게 진심으로 와닿는 적이 있었을까 싶다.) 그래서 극 중 대사인 '음악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고 믿어야 하지 않을까요?'라는 대사를 통해 자신이 하는 연기가 누군가에게 위로, 위안이 되길 바라면서 연기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두렵지만 한 발 한 발 잘 걸어 나가겠다고 한다.
**2021년 수상소감
[연모]를 찍으면서 내가 스스로 선택한 삶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았다. 극 중 주인공이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는 것을 보며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며 살아가는 것이 완연한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 순간 선택의 갈림길에서 방향을 잡고 결과를 온전히 받아들여야 하는 감당은 쉽지 않지만, 지나고 보면 함께 해준 분들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 해왔던 대로 살아왔던 대로 스스로의 선택에 책임질 용기를 기르면서 한발 한발 열심히 살아보도록 하겠다.
5살부터 시작한 연기로 다른 삶을 살아오는 게 익숙한 배우는, 매 작품이 끝날때마다 맡았던 역할을 보내주면서 '나는 어떤 상태인가?' 궁금해했고 내 안의 소리를 자꾸 들으면서 스스로를 살피려고 노력했다. 그때, 나를 잘 살폈던 것이 오히려 지금 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하게 된 힘이라고 말한다. 과거 자신의 마음을 잘 챙기지 못하고 주변의 소리에 흔들릴 때, 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 겉으론 괜찮은 척 스스로를 탓하며 시간을 보냈었다. 그러다 어떤 상황이든, 사연에서든 '내가 나를 뒤로 하는게 과연 맞는가?'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넘어 스스로 자기재단하며 희생양을 자처하고 있었다는 것을 느끼면서 그때부터 스스로를 사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 시간들을 통해 무언가의 시선이나 압박에서 내려놓음이 가능해져 27년 시간을 잘 버텨낼 수 있었다.
우리는 삶에서 남의 시선, 평가, 생각을 많이 의식하고 살아간다. 또한 나 역시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나를 의식하는 사람). 이렇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에 스트레스받으면서도 쉽게 그 의식하는 행위를 멈추지 못한다. 이 배우도 처음은 쉽지 않았으리라. 그래서 이 배우의 다음이 기대된다. 인간은 완벽할 수 없기에 저 배우는 또 어떻게 성장하며 성숙해 나갈까.
또한 글을 쓰는 나도,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계속해서 자신의 소리를 듣고 생각하고 고민하는 과정에 있을 것이다. 그 과정이 모여 자기후회나 자기의심 또는 자만심에 빠지지 않는 단단한 마음과 생각을 지닌 사람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 단단한 마음과 생각이 자리하면 조직이나 사회에서 누군가에 의해 쉽게 휘둘리지는 않을 수 있다. 우리는 각각의 개성을 지닌 외뿔 고래들이다. 그래서 서로의인정과 존중이 많이 필요하다. 잘 되지 않지만,'나의 인정과 존중을 넘어 타인의 인정, 존중이' 내 안에서 더 관대해지고 깊어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