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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Jan 29. 2023

누구를 위한 게시판일까

인사부서는 게시판 서기일까?

인사부서의 기획을 인사가 공지하고 알리는 것은 맞으나, 타 부서의 기획을 인사부서가 공지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며 쓰는 글!


-나는 회사 내 그룹웨어 게시판에 공지사항 등 구성원에게 공유하는 글을 쓰는 것이 조심스럽긴 하나, 쓰는 연습을 통해 나의 말과 글의 실력이 늘어간다고 생각한다. 또한 관리자가 되면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기회가 많고, 일은 말과 글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관리자들도 다양한 글쓰기를 통해 글쓰기 실력을 늘려야 한다. 회사 내 그룹웨어 게시판에 타부서가 기획한 글을 올려달라는 팀장님의 지시에 납득이 안되어 말한 나의 의견과 다시 생각해 보며 정리해 본 생각-



회사 사업상 신규 출점을 위한 '상권 개발 부서'에서 점포 개설에 대한 임직원 혜택案을 대표이사에게 결재 받았다. 임직원이 추천하거나 관여하여 출점이 되고 계약이 성사되면 인센티브 지급과 직원이 직접 매장을 오픈하면 받게 되는 혜택이었다(특히 이 건은 이미, 과거에 올린 버전만도 2개나 있고 현재 버전도 금액만 바뀔 뿐 새로울 게 없다. 또한 인센티브를 지급할 때도 인사부서와 논의해야 하지만 세금에 대한 부분은 일절 논의 없이 넣기만 하면 끝이라고 생각하니 그부분의 아쉬움은 차치한다).

그런데, 기획한 부서 팀장급이 이 내용을 그룹웨어 게시판에 공지해 달라고 했고 나의 팀장이 나에게 그것을 공지하라고 하셨다. 해당 부서에서 게시판에 글 올리는 것이 귀찮을 순 있는데, 그 짬바에 귀찮을 것이 따로 있지, 외부 신규개설이 힘든 만큼 내부 임직원의 추천이나 참여가 절실하다면 굳이 다른 부서를 통해야 했을까. (결론은, 나 아닌 다른 동료가 올리게 됨..ㅎ 의견을 제기한 것이 하기 싫단 뜻으로 받아들여졌는지 일이 동료에게 가버림;; 미안함;;)


1. 게시판은 인사부서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고, 다양한 직원들이 자주 올려봐야 게시판이 활성화 될 수 있다. 또한 글을 올리면서 쓰고 고침을 반복하며 상대방이 이해하도록, 명확한 표현으로 글을 정리하게 된다. 그러면 자연스레 글쓰기 실력이 늘어난다. 이것 또한 하나의 조직 학습 차원이다. 읽는 계층이 사-대-과-차-부로 다양할 수록 여러 사람의 오해를 없애기 위한 설명과 표현이 늘어간다.


2. 때로는 메신저에 따라 메시지가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취지를 잘 모르고 올리는 글은, 절대 수행한 부서의 기획의도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한다. 또한, 어떻게 잘 읽히길 바라는지 의도를 묻지 않고 '그래, 올릴게'로 답해서 받아왔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기획한 부서가 제대로 내용을 담아 올리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래야 문의가 와도 제대로, 성의껏 답을 하지 않을까? 나에게 묻는다면, 그저 OO부서로 연락하란 말 외에 내가 뭘 얘기할 수 있을까?


3. 해당 부서의 관리자가 직접 요청한 것을 지적하고 싶다. 정말 그 일이 되게 하고 싶고 되었으면 한다면, 그 부서의 팀장이나 밑에 선임이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올리라고 한다면 나는 그냥 올리는 것으로 끝이다. 다만, 기획한 부서는 본인들의 실적이고, KPI이며, 성과이다. 그래서 그냥 올리는 것만으로 끝이 아닌, 그로 인한 문의나 추천이 잘 될 수 있도록 일이 되어야 하는 것을 간절히 바라야 한다. 그러니 본인들이 더 간절하게 글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4. 관리자와 실무자의 차이가 그런 것 아닐까. 실무자는 해야 하는 일은 하기만 하면 되지만 관리자는 '했다'로 마무리 짓는 일이 있을까? 그 요청을 보며, 늘상 올렸던 내용을 더 잘 할 생각보다는 이렇게 저렇게 내용만 바꾸고(어차피 잘 안될 것을 아니까) 형식처럼 하지 않았을까? 나라면, 매번 좋은 혜택 더 높은 혜택을 주어도 되지 않았다면 다른 생각을 해볼 것 같은데, 내용을 다시 봐도 그저 뻔 했다.    


5. 말과 글로 일할 때, 특히 관리자의 표현력도 중요하다. 의사 전달, 지시의 명확성이나 표현에 대해 더 배울 수 있다. 또한 시니어 정도라면 글의 일목요연함 뿐만 아니라 공감을 담는 능력도 필요하다. 이것이 우리 사업에 얼마나 중요한지, 참여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적다 보니, 뭐 이깟일로 그렇게까지 생각을 하냐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일이 한번 해주면 두번이 된다(벌써 두번이 넘어가고 있음). 그렇다고 모든 사안을 이렇게 하진 않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늘상 주었던 혜택이 이번은 어떻게 달라지고 왜 달라졌을까? 대표이사가 바뀌었으며 무게중심이 영업으로 상당히 기울었다. 이것은 점포 신규 개설이 우리 사업에서 상당히 중요하단 뜻이다. 위기감을 느낄 정도로 중요한 사안인데, 기획안을 올리고 공지까지 했으니 일단 됐다로 생각하는 그 안일함을 지적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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