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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Sep 21. 2022

오늘의 깨달음

#일에서 '나'라는 변수만 잘 관리해도

전에, 코로나에 걸려 1주일 쉬고 재택을 조금 하다가 출근을 했었다. 재택 중 최소한의 소통으로 일하다가 출근해서 대면해서 일하니, 스멀스멀 짜증이 몰려왔다. 이런저런 감정에 치여 집에 갈 때 쯤엔 소위 속된 말로 '빡'쳤다(ㅎㅎ). 답답함이 극에 달한 것이다. 그래서 그 짜증난 마음으로 금요일 밤과 토요일 지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내리 잠만 잤다. 화를 풀지 못하고 쌓아두었다. "왜, 못하는 거야? 왜, 모르는 거야? 그건 기본아닌가?" 이런 저런 잡생각만 가득했던 나의 시간들.



그 짜증의 원인이 뭐였을까를 남의 힘을 빌려 다시 생각해보니, 대부분 짜증의 원인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들이었다. 내가 조직을, 대표이사를, 팀장을 어떻게 바꾸겠는가? 바꿀 수 있겠지만(정말? ㅎ) 굳이 바꾸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그 짜증의 원인을 두고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첫째, 사는대로 산다.

둘째, 그만 둔다.

셋째, 원하는 대로 한다. (이직 혹은, 용기있게 질르거나)



더 놀라운 것은, 짜증났던 시기를 지나고 나니 왜 짜증이 났었는지 당장 그만두고 싶었던 회사가 현재는 다닐만한 곳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떤 짜증의 해결보다는 속된말로 존버하다 보면 당장 급하게 해결하지 않았어도 살아 가는데 아무 문제 없기도 한다(그래서 첫째, 사는대로 사는 거다).


그러는 중에 '종결욕구'라는 심리학 용어를 마주하게 되었고 딱, 그 당시의 나의 모습이 보였다. [당장 해결이 안되고 결정이 안되면 불안하고 마치 어떤 사안을 질질 끌며 지연되는 것]이 내가 무능한 관리자를 모시고 있다는 참 건방진 생각. 종결욕구의 핵심은 빠른 것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 오히려 그 빠름의 욕구로 인해 사안을 깊게 보지 못하고 해결에 급급해 현상을 문제로 판단하고 보이는대로 망치를 들고 박아버리려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일 중, 진짜 원인은 오히려 꼭꼭 숨어 있는 경우가 더 많다. 무수한 현상 속에 진짜 원인을 찾고 일하는 것이 더 어렵기도 하다.


이대론, 안되겠다!!


왜냐하면 어제도 전과 비슷한 맥락으로 짜증이 났다. 다시 남의 힘을 빌려 생각해 본다. 짜증난 이유를 말하다 보니 그건 결국 짜증이 났던 상황의 설명이고 주고 받으며 얘기해 보니 내 안의 깊은 곳에서 진짜 원인이 나온다. 내 감정을 내 스스로도 잘 찾지 못한다. 그런데, 그 원인 또한 내가 통제가능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그럼 나는 왜, 나의 감정을 허비하는 걸까? 결국 사람은 환경에 지배를 받을 수 밖에 없지만, 다시 다시 복기하며 생각해보자.


1. 일을 하는 과정에서 '내'가 '사람'을 통해 '일'을 보지 않았는가? 그러니 같이 일하는 사람의 행동, 말에 따라 나의 감정이 상하거나 좋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기대보다 실망하게 되면 하던 일이 완료되지 못하고 망칠 수 있다. 분리해서 바라봐야 한다. 내가 짜증이 나는 이유가 과연 그 일이 잘 되지 못함에 있는 건지, 생각대로 안되어 과정을 수정하고 다시 일을 해야 한다는 불만은 아니었는지 말이다.


2. 사람은 저마다의 기준이 있다. 내가 쉽게 바꾸지도 바꿀수도 없다(또한 현재 나에게 그런 권한이 없다). 나와 기준이 맞지 않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너무 비논리, 비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결국 지금은 같이 일하면서 스트레스 받을 수 있겠지만 결국, 헤어지게 되어 있다. 내가 나가든, 그가 나가든. 그러니 실망하지 말자. 그,게 또 비논리, 비합리적이란 명확한 기준이 없을 때도...있다.


3. 무수한 현상에 가려진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현상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원인을 보고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그 문제를 영원히 풀 수 없다. 머릿속이 아닌, 종이에 적고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별것 아닌 문제가 되기도 하고, 복잡한 사안이 간단해지기도 한다. 법을, 늘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익숙하거나 쉬운 문제더라도 정답이 늘 같은 것은 아님을 늘 명심하자. 적으면서 감정이 사라지고 괜한 것에 짜증낸 것 같았다면, 사과와 함께 수정하면 된다.



결국, 일에서 '나'라는 변수를 잘 관리하는 것이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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