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북초등학교 인근 아파트 단지들의 이야기
어제는 점심때 후배분과 같이 식사를 했습니다. 대학 후배인데 사회적 기업에서 부동산 시행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같은 일 이야기도 하고 결혼 육아 등 사적인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는 '모두가 돈을 많이 버는데만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적절하게 적당하게만 벌어야 하는 곳도 있다'는 것입니다. 사학재단, 종교재단, 자선재단과 같은 비영리법인에 대한 이야기인데 저도 몇 차례 고객으로 만나보긴 했는데 '적당히 잘하자'가 목표입니다.
오후에는 오래간만에 청담동을 다녀왔습니다. 한강변 따라 위치한 청담자이(청담한양 재건축), 청담르엘(청담삼익 재건축), 아크로삼성(청담홍실 재건축) 아파트는 너무들 익숙하실 텐데, 제가 어제 걸어 다닌곳은 서울 최고의 공립초등학교라고 불리는 언북초등학교 인근입니다. 언북초등학교는 2년 전 발생한 안타까운 스쿨존 사고로도 잘 알려진 학교인데, 전지현, 김주혁 등이 유명 연예인이나 수많은 재벌 2,3세가 졸업한 초등학교로도 유명합니다. 1945년에 개교했는데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곳입니다.
이 학교 바로 앞에는 라온건설에서 시공 중인 청담라온프라이빗 사업장이 있습니다. 44세대 가로주택정비사업인데 이 인근에 이런 한, 두동 짜리 아파트가 정말 많습니다. 주로 90년대 후반에서 00년대 초반에 지어진 아파트들로 그나마 세대수가 제일 많은 대림 1차가 270세대 정도입니다. 평당 가격으로 치면 대략 6.500~7000만 원 대정도로 국평기 준 21억 원대 정도로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사실 길 건너서 래미안 라클래시가 34평 기준 35억 정도로 스타트하는데(평당 1억 조금 넘는 수준) 구축이고 소규모 단지라는 부분 감안하더라도 청담동에서 가격 접근성이 좋긴 합니다. 학군 때문인지 전세가격 방어가 상당히 좋습니다.
래미안 라클래시, 삼성동 힐스테이트, 롯데캐슬프리미어아파트는 청담동이 아니라 삼성동에 속하는데 여기까지는 언북초등학교에 배정됩니다. 다만 초등학생이 왕복 6차선 큰길을 건너 다니는 게 부담스럽긴 합니다. 그리고 청담역에서 강남구청역까지 올라가는 학동로의 경사가 상당하다 보니 안전한 도로는 아닙니다. 다만 아침마다 교통지도를 해주시는 어머니회 분들이 엄청나게 많이 나와서 도와주십니다.
언북초등학교의 동쪽이자 영동고등학교의 남쪽에 다가구와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지역이 있는데, 여기를 빌라촌이라고 말하기는 좀 어렵긴 합니다. 단독/다가구 한 필지만 해도 100억이 넘는 게 많다 보니 사실 찐 부자들은 여기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지역에서도 모아타운 사업을 진행하려는 움직이 있긴 합니다. 어디나 그렇듯 찬성파와 반대파가 나뉘어있는데 아무래도 워낙 땅값도 비싸고 대부분 대 땅을 내놓고 쓸데없는(?) 1+1이나 받게 될 분들이 많다 보니 사업 진행 가능성은 아주 낮아 보입니다.
청담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다 보니 거래도 활발하지 않고 가격도 좀 눌려있는 것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다고 딱히 "어머, 이건 꼭 사야 해" 하는 매물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7층짜리 나 홀로 아파트에 복층형 테라스타입이 있다고 해서 오!! 하고 봤는데... 18.5억 주고 살 물건은 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