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결국 수익률의 싸움
이번 정권은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국내 주식시장으로 옮기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제가 사회초년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 자료에 나스닥, 코스피, 미국, 한국 주택가격 상승률 CAGR(연평균상승률)을 비교한 내용이 있는데, 2000년 이후 자료로 계산해도 주가지수 상승률이 주택가격 상승률보다 높았습니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이미 집을 살 게 아니라 주식 투자를 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절대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합리적인 사람이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이유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만의 주관적 견해이지만, 위험 선호도가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전 재산을 부동산에 쌓아두고 있는 것은 ‘주거의 안정성’ 확보와 연결됩니다. 매달 주거비용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내 집이 있으면 어느 정도 헤지가 가능합니다.
반면 주식은 수익률이 높은 만큼 위험도 높습니다. 안전하게 관리돼야 하는 자금인데 너무 높은 위험성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입니다. 제 주변에도 최근 집을 팔고 무주택자가 되면서 그 돈을 전부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한 분이 있습니다. 금융 전문가시고 오랜 고민 끝에 미국 주식 투자로 연평균 10%에 가까운 수익률 달성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해서입니다. 위험이 큰 만큼 기대 수익률도 높아야 움직이는 유인이 발생합니다.
두 번째는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는 투자 자금의 주식시장 이동 가능성입니다. 현재 부동산 시장 구조가 ‘똘똘한 한 채’, 즉 양극화에 집중되어 있어 더 크고 비싸고 좋은 ‘집’을 중요한 투자자산으로 판단합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자금이 모두 주택시장에 유입되는 것도 이런 영향이 큽니다. (게다가 1세대 1주택 비과세라는 강력한 양도세 혜택도 누릴 수 있습니다.) 과거처럼 부동산을 분산투자하던 시기에는 부동산 투자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겠지만 지금 같은 환경에서는 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다만 변수는 있습니다. 세금 부담이 지금보다 더 커진다면 고가 1주택 보유 자체가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그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투자의 시장은 수익률 싸움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