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독립, 부모의 상실감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 아이가 전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할 때는 부모로서의 자존감도 컸다


울음 이외에 다른 소통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은 아이는,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전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한다. 부모는 이 시기에 몸과 마음은 고단하더라도 일종의 책임감, 사명감, 그리고, 아이가 주는 미소에 행복하기까지 했다.


아이의 생존이 부모에게 달려 있던 시절에는 부모 스스로가 느끼는 자존감도 비례해서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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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성 증가에 따른 부모의 상실감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정체성이라는 것이 생기고, 자존감, 독립성도 수반되서 형성된다. 이와 같은 변화는 결국, 아이가 부모에 대한 의존에서 점차 벗어난다는 의미이다. 이 시기에 접어들면 부모는 육체적으로는 힘이 덜 들지만, 정서적, 심리적으로는 힘이 더 든다.


발현된 정체성과 독립성으로 인해 부모의 눈에는 '고집'이라고 보이는 말과 행동을 한다. 게다가 부모의 뜻대로 행동해 주지 않는 일이 자주 목격된다. 아이 스스로의 의사결정과 행위결정이 부모의 그것과 차이를 보이는 일이 많아진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일정한 부분에서 아이는 부모가 필요없다고 생각하고 이를 외부로 표시한다. 부모는 단순한 육체적 고단함에서 벗어날 무렵, 허탈감, 상실감 등을 경험하게 되고, 분노하지 않으면 인내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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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부모를 향해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더라도 부모의 마음 한 구석에는 여전히 측은함이 있다. 아이가 기성세대의 관점에 부합해 주기를 바라고, 성공적인 삶이라는 범주에 포함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의 의사결정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가려고 한다.


# 현재의 기억, 과거의 추억


아이는 과거의 추억과 기억보다는 현재의 기억과 미래의 모습에 대해 관심이 있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에 대한 과거의 추억과 기억을 바탕으로 아이의 현재를 바라본다.


교류와 소통의 양이 절대적으로 감소하였다는 점을 깨닫는 순간, 부모로서의 자존감의 감소와 상실감을 경험하게 된다.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를 자신보다 선순위에 둔다. 때문에 시간, 비용, 정력 등을 아낌없이 아이에게 제공하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과 정성에 비례해서 아이가 부모와 교류해 주지 않는 것이 딜레마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되면 그 속에서 저절로 성숙한 인간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이에 대해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자존감의 감소, 상실감은 의도적으로 인내하지 않으면 참기 힘든 감정들이다.


부모로서 훈련이 필요할 듯 하다. 후일 아이들이 완전히 둥지를 떠날 순간을 대비해 지나치게 예민해 지지 않을 수 있도록, 시시각각 벌어질 마찰과 갈등으로 인해 마음이 덜 상하도록 부모도 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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