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불로소득. 일하지 않고 얻는 이익이다. 하늘에서 금이 떨어지거나 땅에서 금이 발견되었고 그 과정에서 노동력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불로소득이다. 불로소득자를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은 그를 부러워한다.
그러나, 어느 공직자가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는 정보를 이용해서 부동산 투기를 하거나 그 지위를 이용해 부정입학, 부정취업, 부정청탁 등을 한 경우, 이 또한 불로소득이다. 정당한 경쟁과 노력, 그리고, 정당한 배분의 절차가 생략된 나머지 너무나 용이하게 이익을 본 것이다. 이러한 불로소득자를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은 그를 비난한다.
복권에 당첨되어 얻는 이익 또한 불로소득이다. 하지만, 완전한 불로소득은 아니다. 정해진 룰에 따라 복권값을 지불하였기 때문이다. 분배의 원칙도 전적으로 운에 따르기 때문에 공정하다. 당첨자에 대한 주변 사람들은 이를 부러워한다.
불로소득자에 대한 우리의 시각과 감정이 상반되게 나타나는 이유는, 결국, 그 불로소득이 공정한 경쟁과 배분이라는 원칙이 준수되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보통 사람들이 하루벌어, 한달벌어 겨우 살아가고 있고, 정보의 비대칭과 자본의 부족으로 불로소득의 원천에 접근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일부 공직자나 해당 정보에 불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불로소득을 얻는 사회는 공정한 경쟁과 배분이 실현되고 있지 않은 사회이다.
흥부는 제비다리라도 고쳐주는 선행과 수고로움을 겪었다. 게다가 제비가 물어다 준 박씨를 심고 길러 자르는 노력을 했다. 하지만, 우리가 비난하는 불로소득자들이 아무런 수고를 겪지 않고 보통의 우리들이 평생 모을 수 없는 부를 축적한다면 희망은 없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공정하게 배분되는 사회는 그 과정에서 패배한 사람들이 최소한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커져만 가는 불만과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