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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Apr 02. 2016

자동차, 남자

윤소평변호사칼럼

남자의 삶에서 자동차를 살 수 있다거나 운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삶이 대체로 그 시기에 요구되는 기준에 부합해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는 듯 하다.


삼국지 중에 조조는 관우를 자기 수하에 두기 위해 적토마를 선물하는 대목이 있다. 그만큼 남자에게 운전수단은 그 용도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하겠다. 후에 관우는 그 적토마를 타고 조조로부터 탈출했다.

말을 가지려면 일단, 마굿간을 보유한 집을 소유하고 있어야 하고, 마부를 두고, 건초를 비축해 둘 수 있는 자력이 있어야 한다. 마부가 머물 수 있는 숙소를 두거나 건초 창고를 두려면 그 집이 무척 커야 된다는 것을 추측해 볼 수 있다.

현재에도 자동차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세금, 보험료, 유류비, 각종 소모품비 등을 치를 수 있는 재력이 있어야 한다. 차고가 있으면 더욱 좋겠으나 주차공간 때문에 이웃과 실랑이를 벌이지 않으려면 주차공간이 마련된 양옥이나 아파트 등에서 살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자동차는 그 소유자의 재력상황, 사회적 지위, 개인적인 편리함이 어떠한지 등을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물건이라 할 것이고, 남자들은 여자들이 가죽가방에 연연하는 것처럼 자동차에 연연하는 것이다.

“언젠가는 벤츠 최고급 모델에 태워드릴게요”, 1954년 열 살 남짓한 소년이 생활고에 찌든 어머니께 이렇게 말한다. ‘성공’을 향한 꿈을 키운 소년은 40여년이 지난 1990년 어머니의 80세 생일에 은색 벤츠 ‘S클래스’ 관용차를 타고 나타났다. 훗날 독일 7대 총리 자리에 오른 게르하르트 슈뢰더의 이야기다.

물질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지향하는 삶이 올바르지 못 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점이지만, 때로는 물질이 지친 생활에 활력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기도 한다는 점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점이다.

적정한 범위 내에서, 어떤 범위가 적정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고생한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것, 그런 선물은 때마다 의무적으로 선물하라고 강요하는 기념일에 상점에 진열되어 있는 선물에 비할 것이 못 된다 하겠다.

바쁘고 지루하고 피곤한 생활 중에 스스로에게 선물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삶의 여유가 아닐런지 조심스럽게 제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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