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회생 파산

플랜 B부터 플랜 Z

Rehabilitation

by 윤소평변호사

사업은 외부적 요인과 내부적 요인을 함께 분석하고, 점검해야 한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특정한 수주에 사활이 걸려 있는 경우가 많아 여러 요인을 분석할 조건도 갖추고 있지 못 한 경우가 많다. 그만큼 영세하다는 의미이다.


대표이사의 머리 속에는 특정한 수주에 따른 자금계획이 대부분


자금이 회전하고, 매출채권이 회전하는 것이 대표이사가 꿈꾸는 데로 되지 않는다. 사업이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출채권의 회전이 양호하다면 자금도 계획적으로 운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자금경색이 오기 마련이다.


지속적인 수주, 안정적인 매출유지 내지 향상은 모든 사업주의 바램일 것이다. 하지만, 당장 자금이 부족하더라도 향후 수주계획상 '큰 건'이 있다면 그 하나를 바라보고 자금을 운용하고 인력을 유지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큰 건'의 수주를 위해 부족한 운전자금 충당을 대출, 개인 재산의 출연 등으로 메우면서 유지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내부적 요인을 극복하더라도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뜻하지 않게 '큰 건'의 수주는 지연되거나 무산되어 버린다. 대표이사의 자금운용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큰 건'에 기업체의 사활을 건 경우, 더 이상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회사가 파산에 이르는 이유 역시 경직된 수주계획, 다양하지 못 한 사업계획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플랜B부터 플랜Z까지


수주계획상 '큰 건'은 플랜 A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사업체이든 플랜 A가 성취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 상식인 줄 알지만 쉽지 않다. 또한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모든 화력을 집중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국내 금융대출구조와 사업시장의 현황에서 무리한 플랜 A의 고수는, 사업체는 물론 개인의 삶까지 파산에 이르게 만들어 버릴 수 있다.


정력과 집중이 분산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지만, 플랜B를 염두해 두고, 가능하면 플랜Z까지 경우의 수를 가정해 고민해야 뒤늦은 후회를 줄일 수가 있다.


컨설팅을 활용해야 한다


플랜 B 이상을 준비하려면, 전문 컨설팅 회사는 물론, 중소기업청, 대한상공회의소 등 중소기업을 비롯한 소상공인들에 대해 여러 진단과 자문을 해 주는 기관들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허울좋은 얘기만 한다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컨설팅은 해당 사업체와 부합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 방면으로 가치있는 경우가 더 많다.


외부의 시각에서 사업체를 바라보는 것과 내부 인사가 판단하는 사업체에 대한 평가가 다를 수 있지만, 생각하지 못 했던 문제점, 해결방안들이 도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외국에 비해 국내 문화는 컨설팅에 대해 다소 회의적 입장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문화도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고, 활성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직접 경험해 본 대부분의 대표이사, 사업주들은 성실하게 영업을 해 왔고, 개인의 자산 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자산까지 사업체를 위해 소진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업계획이 무산되고, 플랜 A가 실현되지 못 하면서 사업체는 물론 관계자들까지 '줄도산'에 이르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플랜 A에 모든 카드를 사용해 버려서 다른 방도를 알게 되더라도 실행할 수가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면, 컨설팅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또한 무용한 것이 된다.


영업에만 치중하지 말고, 재무상황도 직접 확인해야 한다


사업주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 하는 이유는 다수가 있지만, 자신의 사업체에 대한 재무상황을 직접 점검, 관리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대출(연장)을 위해 자산을 부풀려 놓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부채, 비용 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


추정매출, 추정 자금수지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업주들은 '영업'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는 둥, 그런 일까지 직접 해야 하냐는 둥, 직원이나 세무대리인(세무사, 회계사 등)이 할 일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곡간의 열쇠는 직접 관리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표이사, 사장이라는 명함은 허울인 경우가 많고, 실제는 급여소득자보다 못 한 경우도 많다. 자금관리에 대해 적극적이지 못 한 사업주는 플랜 B이상을 구상하기가 어렵다.


경험상 사업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비용축소의 일환으로 인력감축, 판관비 절감 등 여러 방면으로 비용감소를 위한 자구책을 내 놓는데, 절감된 비용과 인적 자본으로 사업체를 운영할 수 있었으면서 왜 진작 강구하지 않았는지 항상 의문에 빠진다.


그만큼 대표이사 등이 사업체의 비용관리, 나아가 재무상황에 대해 면밀하게 파악하지 못 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임을 방증하는 것이다.





비단 사업에 있어서만 플랜 B 이상을 강구해 놓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일에 있어서 이같은 준비는 필요해 보인다. 할수만 있다면 플랜 B뿐만 아니라 플랜 Z까지 마련할 수 있으면 더 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가끔 이런, 저런 경우의 수를 생각하다 보면 뜻밖의 해결책을 얻기도 한다. 플랜 A가 실현될 수 있기를 바라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플랜 A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역시 계획의 일부일 뿐이고, 가능성이 높다고 여기는 계획의 일부일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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