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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Aug 14. 2017

이혼 #1 절제

세상을 바라보는 두가지 관점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지나친 분노와 증오가 생기는 것일까. 이혼도 이별의 일종이고, 계약해지의 일종일 수는 없을까. 


이혼을 결심한 당사자를 옆에서 지켜보면 이들에게 좋았던 추억이나 기억은 없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부부관계도 성적 억압이나 폭력으로 둔갑하고, 어떤 관계에서든 벌어질 수 있는 사소한 다툼들은 상대방에 대한 부당한 대우로 변한다. 결코 물러설 기색없이 상대방보다 더 많이 상대방의 약점과 잘못을 부각시키는데 몰두한다. 


서로 할퀴고 비방하면 감정의 대립은 더욱 심각해진다. 소송은 문제해결의 과정인데, 문제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상대방에 대한 폄하가 주된 것이 되어 버린다. 소송은 길어지고 당사자들은 점점 지쳐간다.


냉정하고 합리적으로 자신이 처한 이혼의 문제를 바라보기는 쉽지 않다. 홀로서기가 두렵기도 하고, 자녀 등 맺었던 가족관계의 단절도 쉬운 문제는 아니다. 때문에 이성적인 상태를 유지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감정대립을 심화시키는 것은 문제해결점에서 점점 거리를 두게 만들 뿐이다.


이별, 이혼을 앞에 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고도의 절제가 필요하다. 그 어느 때보다 신사숙녀가 될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사실을 말해야 하지만, 과장과 허위는 절제할 필요가 있다. 지나친 상대방 폄하는 일정 부분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때는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상대라는 판단에서 결혼을 결심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예상이 빗나갔음을 확인했을 뿐이다. 이것이 이혼일 뿐 내 삶이 전부 바닥을 친 것은 아니다. 이렇게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첫인상만큼 마지막 뒷모습도 중요하다. 이혼을 하더라도 자신의 마지막 이미지에 대한 연민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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