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지난 7월 제주도로 휴가를 떠났다. 펜션 근처를 거닐다 어느 회사의 건물 외벽에 쓰인 네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타리아득(他利我得)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나에게 이득이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가 어떤 사업목적을 가지고 있고, 어떤 회사인지 궁금하지 않다. 기업정신이 이 정도라면 무엇을 만드는 회사인지,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인지를 떠나 건강한 조직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삶의 현장은 어떠한가. 그리고, 그 속에 있는 자신의 태도는 어떠한가. 가급적 남의 이익을 줄여 나의 이익을 크게 만드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타인의 지갑에서 더 많은 돈이 나에게 흘러 오기를 바라며 타인을 현혹하는 것이 우리의 실상이다.
내 배가 불러야 그제서 타인의 굶주림에 관심을 갖는 것이 일반이다. 그런데,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을 선결적인 과제로 삼는다는 것은 보통의 이타심이 아니고서는 발현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나에게 이득이 된다는 것이다.
나의 이익을 선두에 두는 사람이 있다면 나 역시 그 사람의 이익을 위한 것을 생각하게 된다. 사회 구성원 전반이 다른 구성원의 이익을 위해 배려한다면 결국 모두가 이익을 누리게 되는 상황이 된다.
시조 단군은 홍익인간을 나라의 기본 이념으로 삼았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것이 나라의 할 일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평범한 사람으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근처에 있는 타인의 이익을 위한 배려는 실천할 수도 있는 일이다.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고, 나아가 타인의 이익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일상화된다면 우리의 삶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상의 것으로 변화될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