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법도 법이다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소크라테스가 억울하게 사형선고를 받고 친구 크리톤이 도망가자고 했을 때, "악법도 법이다"라고 했다. 법과 제도, 체제가 불합리한 점이 있더라도 대다수가 지키고 있는 상황이라면 일부 개인이 불만이 있더라도 지키는 것이 순리라는 뜻으로 새기고 싶다.


구속수감되어 있는 피고인이 아프다는 핑계로 재판을 거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리고, 많은 변호인이 한 사람을 변호하는 입장이라고 하더라도 그 변론의 방향은 저마다 다르기 마련이다. 같은 로펌 내 변호사라고 하더라도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박 전 대통령이 억울하게 정치적 목적에 의해 억울하게 탄핵되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할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법과 제도, 절차를 준수하면서 최선을 다 해 그 억울함이 진정성이 있는 것인지 최선을 다 해 다투어야 한다. 비록 그 결과가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결실을 맺지 못 하더라도 노력해야 한다.


높은 지위, 많은 재물을 가진 자가 이미 정해 놓고 합의되어 있는 시스템을 부정하면서 보이콧을 한다면 그 사람을 제외한 국민 전체, 국가 전체가 불법적이고 비합리적이라는 결론 이외에 무엇을 증명할 수 있을까. 그리고, 죄를 지은 것으로 의심받는 범죄자들이 국가의 질서에 대해 반감을 살 수 있는 최고의 모범사례를 만든다면 향후 국가는 어떤 기준으로 운영되어질까.


소크라테스의 억울함은 비록 시간이 흘러서 증명되었지만, 역사가 그를 무죄라고 인정해 주었다. 최고지도자로서 작금의 세력이 자신에게 돌을 던지고 있다 하더라도 역사의 엄중한 판단을 믿고, 최선을 다 해 법을 준수하려는 태도를 보이려는 의연함을 보일 필요가 있다.


영화 존윅 2를 보면 전설적인 킬러 존윅에게 악당 산토니가 자신의 누나를 살해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 누나는 카모라라는 조직의 보스이다. 존윅이 나타나자 누나 디아나 산토니는 죽음을 직감하고 스스로 칼을 들고 손목을 긋는다. 존윅이 묻는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지,


"지금껏 내 방식대로 살아왔으니 죽음을 맞이하는 것도 내 방식대로 할 것이다"


피를 나눈 남동생이 누나에 대한 청부살인을 부탁한 경위는 아버지가 누나에게 조직을 물려 주었기 때문이다.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누나는 클래스가 있는 보스다움을 보여준 반면, 남동생은 실로 양아치다운 면모를 드러낸 것이다.


박 대통령이 카모라의 보스의 면모를 보여 주기를 바란다. 비록, 죽을 이유가 없다 하더라도, 유죄라고 인정받을 이유가 없다 하더라도 작금의 태도는 참으로 부끄럽지 않을 수 없다.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들 뿐이다. 게다가 일부는 관심조차 없는 해프닝으로 받아들이기까지 한다.


소크라테스가 망명을 했거나 거짓 병명을 들어 재판을 기피했다면 역사상 힘있는 단 한줄의 말을 남길 수는 없었을 것이다. 누구나 크고 작은 억울함을 당할 수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진실하다면 진실의 힘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신뢰하고 최선을 다 해 규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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