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워도 참는 이유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일이 고되더라도 더럽다는 생각보다는 힘들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직장 상사, 고객 등이 상처를 주고 힘들게 할 경우에는 더러워도 참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 자체에서 느끼지 못 하는 자괴감, 모멸감, 분노 등 더러워도 참는다는 생각은 사람으로부터 발생하게 된다.


당장이라도 상사나 고객에게 쏘아 붙이고 싶고, 한 대 쥐어박고 싶은 본능을 억지로 누그러뜨리며 더러워도 참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만 참으면 돼!
businessmen-42691__340.png

생계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직장, 소득을 유지해야 하고, 부양해야 할 가족들이 있기 때문이다. 치욕, 굴욕을 견뎌야 하는 것은 나만의 몫이고 나만 참으면 여럿이 여전히 행복할 수 있다. 행복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여지껏 유지해 온 생활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가장은 이처럼 본능에 입각한 내심이 요구하는 말과 행동을 하지 못 한다. 할 수 있더라도 하지 않는다. 당장이라도 때려 치우고 싶은 직장과 일 이외에 다른 직장과 일을 구해야 하는 두려움이 앞서고, 이로인해 불편과 불행을 겪을 가족들의 얼굴이 뇌리를 스쳐간다.


더러워도 참는 이유는, 가족들과 일부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다. 그리고, 개선되지 않는 인간관계와 일의 구조 때문이다. 게다가 여기서 벗어날 용기와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더럽고 치사해도 참을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IlxohXBsjGvjmoSjbNJ4HqJP9hWE.jpg

다만, 상사나 고객으로부터 상처를 받더라도 참는 이유는 그네들이 정당하고 옳기 때문은 아니라는 점만은 확실히 해 두고 싶을 뿐이다. 그들의 부당함으로 인해 겪고 감내해야 할 더러움보다는 지켜야 할 가치와 가족들이 더 소중하기 때문이라는 점도 확실히 해 두고 싶다. 게다가 맞대응하는 순간 동일한 수준의 인간이 되는 것 이외에 다른 가치를 얻을 수 없다는 점도 확실히 해 두고 싶다.


일갈하면 순간 속이 후련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지극히 찰나의 분풀이에 불과할 뿐이다. 나는 인내와 절제를 실천하는, 그들보다 고매한 사람으로, 보다 높은 가치 때문에 수준 이하의 언행을 눈감아 줄 뿐이라고 위로하고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악법도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