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우스갯 소리로 시간이 20대는 20km/y, 30대는 30km/y, 40대는 40km/y 등등으로 흐른다는 말이 있다. y는 year.
아마도 젊을 때는 목표가 단순하고, 역할의 가지수나 내용이 좀더 단순했기 때문에 시간이 더디게 흐르는 것으로 느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잔존 시간이 상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간의 속도감에 대해 무뎌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중년에 이르러 보니 살아온 시간이 남은 시간을 초과하고, 남은 시간에 유의미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간의 속도가 가속되어만 가는 것으로 느낀다. 그리고, 젊은 시절보다는 많은 역할이 주어져 있고, 내용 또한 복잡미묘하다. 관계와 역할에 맞게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시간보다는 타인을 위해, 또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더 많다.
문득 멈춰서 돌아보면 훌쩍 지나버린 시간 속에 예상보다 많은 나이를 먹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가진 것이 시간과 젊음이었던 시절과 달리 실수를 회복하고 만회할 시간과 젊음이 예전보다 감소했기 때문에 신중해 진다. 다른 측면에서는 우유부단해져 버렸다. 이런 저런 생각과 계획이라는 것이 있지만, 실천과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한 해가 지나가면 자신에게 남은 시간도 그만큼 줄어든다. 목표한 계획 중 실현된 것을 많이 지울 수 있는 삶을 살았다면 행복하겠지만, 지울 것이 없는 경우에는 지난 세월이 다소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다. 언제 시간이 이만큼 흘러버렸는지 새삼스러울 따름이다.
촉박할수록 시간은 빨리 흐르는 것만 같다. 좀더 조밀하고 세밀하게 살았어야 하는데라는 후회가 든다. 하지만 그런 정기적인 후회는 또다시 잊혀지기 마련이다. 망각한 채 살다가 또다시 후회한다. 삶의 모습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