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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Nov 03. 2017

주말은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

일상의 변론

언제나 찾아오는 주말은 어떻게 보내야 할까. 주말계획을 세운 상태에서 주말을 맞이했는지 여부에 따라 주말 시간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가 정해질 것이다. 


주말에 대한 기본적이고 공통적인 생각과 느낌은, 지금 닥친 일들과 상황을 연기할 수 있다는 유보에 대한 안락함이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잠시 힘들고 짜증나는 사람과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위안이 주말이 주는 가장 큰 기쁨이다. 


주말에 대한 기본적이고 공통적인 생각과 느낌 중, 다른 하나는 자유와 방종이 구분이 되지 않을만큼 비계획적이고 불규칙적으로 끼니, 세척, 수면 등을 무계획적으로 하고 싶다. 내둘러진 상황에서 5일을 살았으니 하루이틀쯤은 마구잡이로 살고 싶다. 이 시간만큼은 내가 인생의 주관자가 되고 싶다. 주말계획 따위는 또 다른 피로감일 뿐이다. 그저 이 시간이 최대한 천천히 흐르기만을 바란다. 


주말에 대한 기본적이고 공통적인 생각과 느낌 중, 보다 생산적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의 일환 중 하나는, 부족한 무언가를 충족시키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 때문에 소원했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놀기도 하고 싶고, 미뤄둔 공부도 하고 싶고, 최소한 이발도 하고 손발톱도 자르고, 개인정비라도 해야 의미있는 주말인듯 싶어진다. 주말을 효율적으로 보내야 남들보다 성공적인 삶을 살수 있다는 마약같은 속삭임 때문에 주말마저 의식적인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하나님이 세상만물과 인간을 창조하시고, 주말에는 쉬셨다. 때문에 인간도 주말에는 쉬어야 한다. '쉼' 그것이 각자의 사람들에게 다른 의미겠지만, 주말을 반드시 성과와 효율의 측면에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의미가 없으면 없는데로, 의도했다면 그 실천적 결과가 초래하는 의미대로 주말은 그렇게 우리에게 다양한 의미를 주는 것이다. 


주말이 생각보다 빨리 흘러가 버리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어~어' 하다보면 일요일 저녁이 되어 버리고, 일과 직장과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가 기분을 더럽힌다. 


그저 오는 것이 주말이지만, 이번 주는, 다음주는 어떻게 보낼 것인지, 주중 하루를 정해 놓고 계획을 짤 수 있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이랬다 저랬다 하다 그저 그런 기억에도 희미한 시간이 되어 버릴 수 있는 것이 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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