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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Jan 03. 2018

앵무새 화법

일상의 변론

최고의 대화, 커뮤니케이션은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으로 시작해 공감하는 것이다. 


하지만, 말처럼 쉽게 되지 않는 것이 상대방의 말을 듣는 일이다. 상대방이 말을 하고 있는 도중 주의력이 분산되고, 상대의 말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상대의 말에 대해해결방법을 제시하고자 하거나 멋있어 보이기 위해 듣는 중에 자기 생각과 기억을 정리하는 셈이다.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따라 하기까지 열심히 듣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사람이 뱉은 말을 앵무새가 똑같이 표현하는 순간, 말을 뱉은 사람은 기뻐한다. 


사람 사이의 대화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말하는 상대방의 말을 들은 데로 반복해서 할 경우, 상대는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일이 있었어" 
"뭐? 그런 일이 있었다구!"
"사표썼어"
"뭐! 사표썼다구"
"다른 일을 해 보려고"
"다른 일을?"


대화를 건네고 있는 상대의 말의 내용을 앞서 나가지도 않고, 다른 내용으로 전환하지도 않으며 오로지 말하고 있는 사람에게 집중해서 열심히 듣고 그 말을 따라하는 것을 앵무새 화법이라고 한다. 굳이 앵무새 화법이라고 명칭하지 않더라도 쉽게 '맞장구'만 쳐도 해당 대화는 아름다운 결말을 맞이하기가 쉽다. 


열심히 들어주는 것은 중요하다. 들어줄 이가 필요해서 대화를 시도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맞장구를 쳐 줄 수 있다면 상대는 기분이 좋아지고, 어쩌면 내가 원하는 사항을 상대에게 요구할 수도 있게 된다. 


들어주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실제로는 오히려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설득하기 어려운 상대라고 치부해 버리는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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