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직장생활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부부(夫婦) 남편과 아내를 아울러 이르는 말


부모 세대만 하더라도 남편이 돈을 벌고, 아내는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살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함께 벌어도 삶이 헛헛하다. 남편은 회식이니 거래처와의 약속이니 하면서 귀가가 늦는 것이 다반사다. 그리고, 동료 여직원이 늦었다고 2차, 3차를 열외하려고 하면 사회생활이 그런 것이 아니라면서 귀가를 막는다.


그런데, 남편이 일찍 귀가하고 아내가 회식이 있거나 약속이 있는 날은 어떤가. 그 회사가 회식이 잦다는 불만부터 2차로 노래방을 가거나 귀가가 늦는 것에 대해 신경이 곤두선다. 이중의 잣대는 이럴 때 기능한다.


맞벌이는 소득의 규모를 떠나 힘든 점이 많다. 남성들은 스스로에게 느슨한 잣대를 견주지만 여성에게는 매우 엄격하게 적용한다. 귀가가 늦는 날 아내가 언제 오냐고 전화하면 짜증을 낸다. 어떤 경우에는 수신하지 않는다. 하지만, 반대의 입장이 되면 전화를 더 자주하게 된다.


벌어들이는 소득의 수준이 헤게모니의 양을 정한다. 아내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에는 잔소리부터 시작해서 몇 푼 번다고 애들 팽개치고 귀가가 늦는 것이냐며 나무란다. 아내가 때려 친다고 얘기하면 쫀다. 혼자 버는 돈으로 과연 생활이 유지될까 의문이다. 이중적인 심리는 이럴 때 기능한다.


부부의 직장생활은 소득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서로가 사회적 존재로서의 의미를 확인하는 시간과 장소이다. 언젠가 노동없는 미래가 닥쳐올지도 모르지만, 일과 직장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의미한 것인 이상 무시할 수 없다.


내조, 외조라는 명목으로 부담스러운 노력을 경주할 필요는 없다. 단지, 자신이 겪고 있는 수많은 스트레스가 상대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니, 동질감을 느낄 필요가 있다.


수입이 적다고 해서 스트레스가 그만큼 적은 것도 아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라도 돈만 많이 벌면 괜찮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좀더 벌어봐야 꿈꾸던 행복이 실현되지는 않는다.


부부는 직장생활로 겪는 고통과 스트레스에 대해 격한 공감을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다른 여직원에게 대하는 태도와 배우자에게 대하는 태도가 일치해야 할 필요도 있다.


이중의 잣대가 기능하지 않도록 이해하고 배려하는 노력은 배우자에 대해서나 직장 내에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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