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누가 돈을 벌었다더라는 소문의 위력은 생각보다 크다. 가상화폐로 몇 달만에 몇 억을 벌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실체적 개념을 알지 못 하는 사람들마저 가상화폐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게다가 근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가상화폐로 돈을 벌었다는 소식은 심각한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다.
돈을 벌었다는 소문만큼 사람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도 없다. 돈을 잃었다는 소문은 크게 귀에 들어오지 않고 돈을 벌었다는 소문에만 유독 관심이 간다. 나도 그 일에 포함될 수 있는지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IT강국답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상화폐에 선두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 열정 또한 다른 나라에 비할 수가 없다. 하지만, 가상화폐에 대해 신뢰를 가지는 사람들보다는 불신하는 사람이 더 많다.
가상화폐는 기존 돈의 개념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
#1 화폐의 제조를 국가가 아닌 개인들이 할 수 있다
채굴(Mining)이라고 하는 것이 그 개념이다. 채굴 컴퓨터, 즉, 채굴기로 특정 가상화폐를 채굴(특정 가상화폐의 암호화된 문제를 풀었을 때 가상화폐가 생성된다)하면 가상화폐가 생성되기 때문에 누구나 돈을 제조할 수 있다. 가상화폐를 사서 값이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직접 가상화폐를 만드는 것이 투자수익이 좋다고 선전되고 있다. 하지만, 채굴기에서 생성되는 가상화폐의 양은 극히 소량일 뿐만 아니라 생성되는 화폐의 양도 시간이 갈수록 줄어든다. 최소한 채굴기 값이라도 뽑을 수 있어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2 화폐의 거래가 은행의 개입없이 가능하다
은행의 등장, 지폐의 등장은 금거래와 관련이 있다. 사람들이 금값을 매기고 금의 가치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지자 모든 거래가 금으로 이루어졌다. 돈거래는 은행의 개입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가상화폐는 중앙은행이나 공통된 중재기구가 없이 개인간 거래를 허용하게 한다. 거래를 증명하고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서 블록체인이 수반되어야 한다. 중앙은행이 해킹당하면 재난수준의 큰일이지만, 블록체인은 해킹당할 수가 없다는 것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하는 주장이다. 가상화폐 거래소가 해킹당한 것이지 블록체인 자체가 해킹당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각 주장이 구별이 되지 않는다.
#3 가상화폐,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에 빠져 있는 전문가, 비전문가들은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수적인 것으로 주장한다. 다만, 더 많은 사람들이 가상화폐를 진짜 화폐로, 블록체인의 우수성을 더 신뢰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뿐이라고 한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반응은 크게 두 가지이다. 찬성과 반대, 수용과 거부, 환호와 불안 등이다. 가상화폐가 진정한 화폐가 아니라는 점은 그 명칭에서 이미 정립되어 있다. 그런데, 오로지 소문에 의해 투자가 유발된다. 그러나, 이 소문은 근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소문의 주체로 등장하면서 그 위력이 엄청나다. 소문이 사실이라고 믿는데에는 많은 증명이 필요하지만,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소문의 주인공임을 확인하게 되면 더 이상의 증명은 필요없다고 믿게 된다.
시간이 지나 가상화폐가 '가상'자를 떼어버리고 화폐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정부가 가상화폐와 관련한 해킹, 투기, 사기, 돈세탁, 불법자금거래 등의 부정적 측면만을 지나치게 부각시켜 새로운 기술을 정부차원에서 저지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소문이 사실인지 여부는 시간이 흘러 보아야 한다.
워렌 버핏의 말처럼 알지 못 하는 분야에는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상화폐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 하고 있다면 투자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투자를 하겠다면 소문이 사실인지, 사실에 근접한 것인지 정도에 대해서는 노력과 시간을 들여 조사해 보아야 한다.
소문에 휩쓸려 투자하는 것은 지극히 지양되어야 한다. 다만, 새로운 기술, 컨텐츠가 등장했을 때 유연한 사고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지나친 환호나 거부는 유연한 태도가 아니다. 그리고, 각종 거래소라고 하는 플랫폼들이 수수료 수익을 챙기려는 행위, 가상화폐 제조자들의 기망에 가까운 행위들이 근절되고 때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지나친 희망도 근절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