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아버지로부터 건네받은 바톤을 굳게 쥐고 최대한의 속력으로 인생을 살아가다가 안전하게 아들에게 바톤을 건네줌으로써 역할이 끝나는 것이 인생이다. 나의 역할은 최소한 넘어지지 말고 바톤을 놓치지 않는 일이다.
바램이 있다면 나의 레이스 순간에 아버지가 뒤진 순위를 따라잡고 싶다. 바램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아버지의 인계해 준 순위라도 까먹지 말아야 한다. 바톤을 건네받는 시점에서 바톤을 건낼 때까지 레이스는 멈출 수 없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더라도 벅찬 순간에서 속도를 늦추거나 호흡을 고르기 위해 멈추어서는 안된다.
나의 레이스의 목적과 의미는 개인적인 만족과 즐거움에도 있을 수 있지만, 아들에게 좀더 좋은 순위로 바톤을 이어주는 데에 있다. 지금 레이스가 만족스럽지 못 하더라도 주저앉지 않고 달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의 레이스를 아버지도 지켜 보고 있지만, 아들은 더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아버지는 바톤은 넘겨 줌으로써 소명을 다 했지만, 아들은 나와 아버지가 그러했듯이 자신만의 레이스를 달리기 위해 바톤을 기다리고 있다.
인생은 이어받은 삶을 다시 이어주는 과정이다. 나의 구간에서 경기내용이 망치지 않기를 바란다. 때문에 열심히 살아내야 하는 이유를 찾고 또 찾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