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연휴가 되면 가족을 만나게 된다는 것은 당연한 명제다. 피를 나눈 가족도 만나야 하고, 결혼제도에 의해 가족이 된 사람도 만나야 한다. 그 만남이 누군가에게는 스트레스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기쁨이 될 수도 있다.
어떤 경우이든 만남이 이루어지는 초반에는 기쁜 감정이 대부분의 감정을 차지한다. 하지만, 시간이 차차 흐를수록 무언가 불편하고, 심적인 부담이 점점 증가한다. 명절때가 되면 반복되는 패턴의 감정변화의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기억의 구조가 원인이다. 단기 기억보다 장기 기억이 강한 것이 사람의 뇌의 작용원리이기 때문이다. 가까운 과거 시점보다 먼 시점의 기억이 더 명확하고 또렷하게 재생되기 때문에 당장 반갑고 기쁜 감정이 들었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장기 기억이 작용해 과거의 나쁜 감정과 기억이 되살아난다.
'했던 얘기를 또하고 또한다'. 말하는 사람이 어떤 의도로 반복적인 과거 스토리를 끄집어 내더라도 듣는 사람은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듣기 싫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모호해진다. 화기가 애매해진다.
명절이고 좋은 시기이기 때문에 참게 되지만 기분이 석연치 않다. 가족관계란 애증이다.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지만 단절할 수는 없다. 죽을 때까지 일년에 최소한 두번씩 반복될 애증의 경험에 대해 너무 심각한 기분으로 맞이할 필요는 없다.
'받아들여야 한다'. 미우나 고우나 가족이기 때문이다. 가족의 매력은 당장 화가 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궁금증이 생겨나는 관계이다. 게다가 가족에게 문제가 생기면 저절로 걱정이 생긴다. 가족이란 사랑하기도 하지만 미움도 생기는 이해상반적인 관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