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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Mar 09. 2018

왜 출근하십니까?

일상의 변론

'왜 출근하냐'고 물어본다면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 다섯살 딸아이가 출근하는 나를 보며 "아빠! 회사 왜 가?"라고 물었다. "회사를 나가야 돈을 벌어서 너 먹고 싶은거나 장난감 사 줄 수 있으니까"라고 답했다. 


문득 생각에 빠진다. 회사를 나가는 이유가 단지 이것 뿐인가. 미워할 수도 없고, 좋아한다고 해서 더 벌리지도 않는 돈이 출근하는 이유의 대부분이란 말인가. 


당신은 왜 출근하십니까?


"직장이니까요, 당연히 쉬는 날 아니면 나가야죠"

"돈 벌어야 학비, 생활비를 주죠"

"딱히 다른 일 할 것도 없고, 오라는데도 없어요"

"때려 치우고 싶어도 애들 클 때까지는 나가야지요"


물론, 일이 재미있어서 목표나 계획을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여기면서 직장생활을 할 수도 있다. 직장에 대해 '돈' 이외에 다른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사람에게는 출근의 이유가 좀더 명백하다. 그리고, 출근자세와 마음가짐, 업무에 임하는 태도가 '돈' 때문인 사람과는 사뭇 다르다. 


직장에 대해 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못 하는 사람은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가축마냥 힘들어 하는 내색이 역력하다. 바람직하지만 실천하기 힘든 조언이 있다. 


"오늘은 또 어떤 새로운 일이 생길까?, 오늘은 또 어떤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될까?"


힘든 직장생활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지만 말고, 자신을 위와 같은 식으로 마인드컨트롤시켜 긍정적으로 직장생활에 임해 보라는 것이다. 긍정적인 기대로 하루를 시작하면 직장생활이 덜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경우에도 가장이기 때문에 무거운 몸을 일으켜 직장으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신선한 경험,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를 품고 일과를 시작하는 것이 쉬운 문제는 아니다.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긍정적인 기대를 품는 것이 습관처럼 힘들이지 않고 품어질 수 있게 되기까지 노력이 필요하다. 


얼마전 사업에 실패한 선배가 점심먹자고 찾아와 그 자리에서 낮술자리가 벌어진 적이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갈 곳이 없다는 사실이 비참하고 우울하게 만든다고 했다. 나갈 직장이 있는 것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차피 그만둘때까지 해야 할 일이라면 '다행'인 수준상태에 무엇인가를 첨가하고 싶다. 


"오늘은 어떤 신나는 일이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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