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신문에서 원앙은 해로하는 새가 아니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우리가 결혼할 때 원앙조각, 원앙문양의 각종 장신구, 금붙이 등을 선물하거나 받는다. 그런데, 원앙은 실제 해로하는 것이 아니란다.
금실좋은 부부를 가리켜 한 쌍의 원앙같다고 하는데, 원앙 암수가 물위를 다니거나 함께 있는 모습이 정다워서 붙여진 듯 하다.
원앙의 수컷은 암컷이 알을 품고 있는 동안 다른 암컷과 교미를 하고, 암컷 혼자 알을 품고 부화시켜 새끼를 기른다고 한다 .
원앙 암수가 사이좋게 보이는 시기는 서로 교미를 하는 때와 둥지를 지을 때란다. 그 후로는 원앙은, 특히, 원앙의 수컷은 암컷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다른 암컷을 찾는다.
이제는 사이좋게 지내는 부부를 가리켜 원앙같은 부부라고 하면 안 될 듯 하다. 그럼 잉꼬는 정말 사이가 좋을까. 여기서 문득 의문이 든다.
잉꼬는 일본식 발음의 작은 앵무새를 가리킨다고 되어 있다. 사이 좋은 부부를 가리켜 잉꼬부부라고 하는데, 국어사전에 의하면 일본식 발음의 표현이니 원앙부부로 쓰는 것이 좋다고 기재되어 있다.
원앙은 금실좋은 부부를 표상하는 새가 아닌 것임이 밝혀진 마당에 잉꼬부부를 순화시켜서 원앙부부로 사용하라고 권장하는 사전에 대해 갑자기 신뢰가 떨어진다.
혼인관계를 어떻게 유지하느냐, 아니면 해소하느냐는 선택의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타인의 시선에 사로잡혀 자신의 문제를 결정할 필요가 없다.
타인의 평가와 시선은 전적으로 타인의 문제이고 인식영역일 뿐이고 자신의 생활과 선택은 자신의 영역에서의 문제로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누구에게나 단점은 있고, 그것이 혼인생활에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고, 그런 부분적인 문제만 제외하면 다른 부분은 나무랄 것이 없는 혼인관계가 대부분일 것이다. 일부분의 문제,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의해 자신을 맞추어 생활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원앙에 관한 기사를 접하고 나서 집 어딘가에 있는 원앙이 계속 그렇게 숨겨져 있는 상태로 두어도 무방하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