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etter lif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소평변호사 Feb 28. 2018

일단은 긍정한 후에...

일상의 변론

마음맞는 사람들끼리의 일상적 대화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대화는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인식시키고 그것을 받아들이게 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행동으로 옮기도록 해야 하는 상황이다. 즉, 소통보다는 설득이나 논쟁, 다툼이 되는 경우의 상황이 더 많다. 


대립적인 이해관계에서 대화를 하게 되면 감정에 휘둘려 언성을 높이게 되고 얼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감정에 휘둘리게 되면 상대를 설득하기는 커녕 소통조차 되지 않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다시는 대면하고 싶지 않은 관계가 되어 버리기도 한다. 


이런 결말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서는 일단 상대방의 생각을 긍정해 줄 필요가 있다. "당신말이 옳습니다. 다만,(그러나)~"로 대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일단 들어보니 당신이 말이 맞다고 하는데, 어느 누가 싫은 감정을 품을 수 있겠는가. 


일단 긍정이후 'But'으로 시작하는 말을 시작한다. 가능하다면 일관된 어조를 유지하고 차분하면서 객관적인 자신의 생각을 풀어 놓는다. 그것이 풍부한 증거가 덧붙여 진다면 더할나위 없을 것이다. 증거는 크게 두가지의 종류가 있다. 


1. 당신의 생각이 맞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을 때 결과적으로 당신은 이익보다 손해를 볼 가능성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일련의 예들을 보면 그렇습니다. 
2. 당신의 생각이 맞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보다 제가 제시한 것대로 하면 더 큰 이익을 볼 수도 있습니다. 예를 한번 보시죠.


화법이나 어조, 말하는 사람의 인상이나 태도 등이 설득에 작용하는 요인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연한 논리와 풍부한 증거일 것이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자신에게 확실한 이득이 되거나 확실하게 손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설득의 내용에 따르게 되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대화(설득)에 작용하는 요인을 에토스(ethos),  파토스(pathos), 로고스(logos)로 규정했다. 에토스(ethos)는 화자의 인격, 파토스(pathos)는 감정적 호소, 로고스(logos)는 논리적 이성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다. 


말하는 사람이 인격이 고매하고 권위가 있으면 설득당하기 쉽다. 하지만, 설득하는 입장에서 고매한 인격을 구비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기 때문에 실천하기는 어렵다. 결국, 일반인인 우리가 할 수 있는 대화와 설득은 감정과 논리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 


일단은 상대방의 생각을 긍정하기로 한다. 그것은 상대방의 생각을 경청했다는 최소한의 증거이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느낌을 주게 된다. 긍정은 또한 자신의 주관적인 감정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리고, 차분하게 풍부한 증거를 바탕으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득실을 설명해 준다. 


이러한 대화의 노력 끝에 친구를 얻게 된다.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적은 만들지 않게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는 삶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