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too에 대한 소견

일상의 변론

미투운동이 동계올림픽 메달획득 소식만큼이나 소란스럽다. 참으로 기쁜 소식은 아니다. 법조계를 시작으로 연예계, 문단, 연극계 등 남녀가 어우러져 일하는 곳이면 미투를 태그할 수 있는 일들이 벌어져 왔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다. 

미투에 대한 최초의 인식은 해외소식에서 이었다. 우리보다는 좀더 성적 개방이 일반화된 해외에서 있을 법한 사건이겠거니 생각했었는데, 오랜 세월 암암리에 미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있어 왔었던 모양이다. 

연일 수시로, 기대하지도 않았던 인물들이 미투의 대상이라는 소식을 접하면서 세상에 믿을 사람없다는 생각과 더불어 사회에서 남녀관계가 성적 가해자와 피해자로 분류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성적 욕망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온전하고 자연스럽게 상대에게 수용될 수 없는 것이라면 절대 말과 행동으로 표현해서는 안된다. 

꽃이 어여쁘다 해서 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나의 아내와 딸이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과연 이성적으로 처신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미투가 노이즈마케팅, 합의금 등 여러 이유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 큰 흐름 속에 흙탕물은 끼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곪았던 상처를 오픈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붉어진 일이다. 소수의 불순한 상황을 놓고 큰 흐름을 폄하해서는 안된다. 

브레인넷이 등장할 것이라고 한다. 인터넷이 아니라 머리에 장치를 연결하면 뇌가 생각한 것들이 고스란히 타인에게 전달될 수 있는 장치다. 하지만, 문제점은 품고 있는 나쁜 생각, 성적인 음흉함 등이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마음 속에 선한 것으로 전부를 채우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그것을 표시하지 않는 한 나만의 비밀로 지킬 수 있고, 스스로만 부끄러움을 견뎌내면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심적 욕망을 원하지 않는 상대방에게 표시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지위와 상황을 이용해 원하지 않는 상대방을 통해 해소하려는 것은 더 큰 문제이다. 놀랍고 소란스럽지만 이번 계기로 이런 일들이 근절되고, 사회 전반의 인식이 변화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램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