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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Mar 20. 2018

이혼 # 양육비 적게 줄 수 없나요?

법과 생활

A씨는 직업이 의사이다. 그리고 재혼을 해서 슬하에 8세, 5세 아이들을 두고 있다. 그런데, A씨기 과도한 주식투자로 인해 많은 빚을 지게 되었고, 그것을 만회하고자 가정생활에 상당히 소홀히 했다. 생활비 지급도 줄어 들었고 급기야 다른 여자와의 만남도 있었다. 배우자는 오랜 갈등과 배신감에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1. 원고(배우자)와 피고(A)는 이혼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로 2,000만원을 지급하라.
3. 양육권자 및 친권행사자로 원고를 지정한다.
4. 피고는 원고에게 양육비로 사건본인들이 성년에 이르기까지 매월 각 150만원을 지급하라.
5. 피고는 원고에게 재산분할로 2억 5,000만원을 지급하라.


A씨의 배우자가 제기한 이혼소장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와 같다. A씨는 인터넷을 검색해서 몇몇의 변호사와 상담을 했다. 소장을 받으면 30일 이내에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러다가 나에게도 상담을 문의했다.


이혼소송의 전반에 대해 검토의견을 제시했다. 한참을 상담한 후 A씨의 답변이 가관이다. 


"아이들에게 월 300만원씩 주면 나는 뭘 먹고 삽니까? 그리고, 아이들은 지 엄마하고 커서 마누라는 늙으면 아이들에게 기댈 수도 있지만, 나는 돈만 주고 노후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러니까 이혼소송 당하면 외국으로 뜬다는 말이 사실이군요"


잠시 패닉에 빠졌다. 이혼소송에서 양육비는 부부합산소득, 자녀의 연령에 따라 평균적인 금액이 정해져 있고 부부가 소득수준에 따라 비율적으로 분담하게 되어 있다. 소득자료와 자녀연령이 정해지면 누가 계산해도 대체로 일률적으로 산정되기 마련이다. 


그런 상황을 떠나서 A씨의 기본적인 태도가 문제다. 이혼이야 부부가 갈등 끝에 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자녀문제는 법적인 문제를 떠나 하늘이 정해 준 것이 아닌가.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 아이들이 받을 상처에 대해 먼저 후회하기는 커녕 양육비가 많다, 노후는 누가 책임을 지느냐 등의 반론이 앞선다는 것은 부모로서의 기본적인 소양과 자세가 아니다. 


현재 소득상태와 달리 변동이 있을 수 있다. 그럼 양육비증감청구라는 제도가 있고 소득변동에 따라 양육비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재산분할이나 위자료 문제에 대해서는 다툴 수 있다. 하지만, 양육비 문제는 양 당사자의 소득이 확정되고 아이들의 연령이 확인되면 다투지 말아야 한다. 실제 아이들을 양육하는데에는 더 많은 돈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들과의 관계문제는 스스로 노력을 해서 개선해 나가고 유지해 나가야 하는 부모의 평생 몫인 것이지 양육권을 빼앗겼다고 해서 아이들을 탓할 문제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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