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2018년 현재 슬하에 9세 아들과 5세 딸을 두고 있다. 아내는 은행에서 근무한다.
직장맘인 아내는 퇴근 후 투잡을 시작된다. 초등학생인 큰아이, 유치원생인 둘째아이의 개별 알림장 확인을 시작으로 숙제점검, 준비물 점검 등의 업무가 시작되는 셈이다. 화장도 지우고 샤워도 하고 하면 될텐데, 샤워하고 나면 나른해져서 아이들을 점검하는 것이 힘들어진다고 한다.
할머니가 먹여 주고 씻겨주기까지는 하더라도 아이들 공부, 숙제를 봐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할머니가 내용을 모를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할머니 말을 잘 듣지 않기 때문이다. 공부, 숙제부분에서는 그렇다.
약속이 있는 날을 제외하고 일찍 들어가는 날에는 아이들과 가끔 책을 읽기도 하지만, 아버지라는 존재들은 '땡땡이'에 익숙한지라 아이들과 놀기를 선호한다. 숙제나 공부를 하루쯤 빼 먹어도 사는데 지장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이들의 숙제나 공부를 봐 준 적이 드물기 때문에 익숙하지도 않다. 아이들 역시 매끄럽지 않은 진행에 불편함을 느낀다.
아내는 나의 반대에 불구하고 회사복직을 하면서 아이들 관리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던 듯 하다. 그 약속을 지키려는 것인지 복직 후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아이들 숙제, 공부점검을 거른 적이 없는 것 같다. 최소한 내가 목격한 바로는 그랬다.
게다가 아내는 각종 공과금 납부, 생필품의 신청, 아이들 학원신청, 학원비 납부 등등 신청과 결제로 이루어지는 일들 전부를 도맡아 하고 있다. 시간을 쪼개고 에너지를 분할하면서 생활하고 있을 것이다. 결혼초기부터 돈관리는 아내가 해 왔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 도와 줄 것이 없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자질구레한 일들은 원활한 생활유지를 위해 꼭 빼먹지 말아야 하는 소소하지만 중요한 일들이다.
아내는 말했다. "빨래, 청소는 어머니가 해 주시니까 그것만으로도 다행이야"라고. 해도 해도 표시가 나지 않는 일들을 직장맘들은 투잡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투잡 중 하나는 아무런 보수가 없다. 걸렀을 때 비난만 가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