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회생 파산

회생파산 # 법원마다, 사람마다

법과 생활

by 윤소평변호사

회생파산절차는 소송과는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소송에서는 원고와 피고간 대립적 구조를 가지고 있고, 판결 또한 주장과 증거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각급 법원에 따라 소송결과가 크게 차이를 보이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회생파산절차는 채권자와 채무자간의 구도라기 보다는 전체 이해관계인들의 이해관계를 집단적으로 조절하는데 본질이 있어서 소송과는 차이를 보인다. 서울회생법원이 개원해서 실무가 상당히 달라졌지만, 회생법원의 실무례가 다른 각급 법원을 구속하는 것이 아니어서 법원별, 담당재판부별 업무의 차이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채무자의 갱생을 도모할 것인가


채무자의 갱생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보면,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입장이 축소될 수 있다. 확정된 채권자의 권리를 강제로 변경하는 것이 회생파산절차에서의 강력한 국가개입이지만 채무자를 보호하고 인간적인 삶을 보장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하면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이익이 희생될 수 밖에 없다.


권리를 보호해야 할 것 아닌가


권리가 존재하는 것으로 증명된 경우 권리 행사자는 의무자를 상대로 강제로 권리실현에 나아갈 수 있다. 강제집행은 권리의 존재, 의무의 불이행이 인정되면 권리 행사자의 의사에 따라 의무자의 재산을 강제로 처분할 수 있는 강력한 제도이다.


그런데, 회생파산절차에서는 권리의 행사가 제한되고, 권리의 내용도 변경되는 강력한 국가개입을 허용한다. 물론, 법치주의 하에서 법적 근거에 따라 이같은 내용이 가능하다.


법원별, 사람별


명백하게 법적 근거가 있는 영역에서는 회생파산절차의 진행방법이나 실무례가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입법불비이거나 하위 법령에 위임되어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법원별, 재판부별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담당변호사로서 실무를 접해 보면 법원별로 실무례가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고, 재판부별로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변호사 역시 당혹스럽기도 할 때가 있지만, '채무자인 의뢰인의 이익'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최대한 법원별, 재판부별 실무례를 준수하려고 한다.


이러한 차이를 보이는 주된 이유는 앞서 말한 두가지의 입장차이에서 발생하는 듯 하다. 돈을 갚지 못 하는 채무자를 도울 것인가, 아니면 책임을 물을 것인가, 인정된 권리를 최대한 실현되도록 할 것인가, 일정 부분 양보를 구할 것인가라는 문제로 인해 입장차이를 보이게 되고, 절차실현과정에서도 차이를 보이게 된다.


어느 입장을 견지하더라도 나름의 근거와 합리적 이유는 있고, 두 쟁점을 조화시키는 문제는 생각처럼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문제에 봉착했을 때에는 원칙과 기원, 제도의 취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권리자들간의 경쟁적인 권리행사를 방지하고, 채무자의 갱생을 도와 손해가 최소화되도록 하기 위해 회생파산제도가 만들어졌다.


게다가 현실적으로 회생파산절차에 진입한 채무자의 경우, 자산으로 권리자들의 권리를 만족시켜 주기는 불가능한 상황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채무자의 갱생을 돕고 권리자의 희생을 최소화하되 우선순위는 전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것이 사견이다.


도덕적 해이에 빠진 채무자가 물론 존재한다. 하지만, 이면을 잘 들여다 보면 우연하거나 불운한 사정에 의해 과중한 채무에 시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채무자는 채권자의 독촉전화를 받는 일이 가장 고통스럽다고 말한다. 그리고, 죄책감에 시달리고 상실과 우울에 빠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프로세스가 통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각계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겠지만, 그 과정에서 힘들어 하는 채무자의 입장이 우선 고려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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