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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Jul 02. 2018

하이라이트만 보면 안된다

일상의 변론

하이라이트만큼 일방에게 최대의 희극이고 일방에게 최대의 비극인 것은 없다. 전후 맥락이 생략된 채 대립하는 당사자 중 한쪽의 가장 멋진 장면과 한쪽의 가장 후회스러운 장면만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주차를 하다보면 주차구획선에서 삐져 나와 있는 다른 차량 때문에 연쇄적으로 주차를 삐딱하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 그런데, 그 차량이 빠져 나가고 자신의 차량이 남아있을 경우, 주차 잘못은 자신의 잘못으로 귀결되는 억울한 경우가 있다. 


전후 맥락에 대한 설명과 이해를 구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잔존상태를 보여주고 있는 다소 억울한 상황에서 맥락을 알지 못하는 타인의 평가만이 책임을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하이라이트는 지극히 결과론적인 입장에서 성과와 실패를 동시에 엿볼 수 있는, 과정이 소외되어 있음에도 다수가 그것에 관심이 없는 상태에서 무비판적으로 승자만을 칭송하게 되는, 편리하지만 다소 부당한 편집이다. 


삶에서는 하이라이트만 보아서는 안된다. 인생의 길 위에는 밝고 순탄한 측면보다는 어둡고 질곡된 측면이 더 많다. 하이라이트만 보게 되면 성공과 성과의 화려함에 대해 동경만이 생길 뿐이다. 대부분 승기를 잡고 있다가 한번의 실수로 패배를 할 수도 있고, 한번의 하이라이트를 위해 숱한 어둠을 헤쳐나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전후 맥락의 이해없이 하이라이트만 보게 되면 단편적인 이해와 감상만을 얻게 될 수 있다. 하이라이트 뒤에 가려진 맥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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