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음(訃音)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사람이 죽었다고 알리는 말이나 글을 부음(訃音)이라 한다. 부음은 대체로 문자메세지로 받아 보게 된다. 그러면 사망자, 장례식장, 발인일 등이 적혀 있다. 사망자의 성명은 살아있는 누군가의 관계 뒤에 따라온다.

그런데, 부음 메세지를 받으면 지체없이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갈 것인가, 말 것인가(돈만 보낼 것인가)
가야 한다면 내 스케쥴상 언제 가야할까

부음을 확인하고 행하는 일련의 사고의 흐름에 대해 문득 내 자신이 너무 삭막하고 무감각하며 정서적으로 메말라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내 가족의 죽음에 관한 부음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저 처리해야 할 일종의 스케쥴인 셈이다. 바쁘게 살다 보니 사망자의 죽음에 관한 의미나 살아온 행적, 그 죽음이 생존자에게 줄 상처나 슬픔 등에 대해 생각을 할애할 여유가 없다.

한 선배가 밴드에 남긴 글이 생각난다. 선배 아버지의 친구가 돌아가셨는데 며칠전 그 친구가 선배 아버지에게 아무 이유없이 목소리가 듣고 싶다며 전화를 했었다고 한다. 선배 아버지는 싱거운 녀석이라며 전화를 짧게 끊었었는데, 친구의 죽음을 마주하게 되니 그 순간이 아쉽고 후회가 되더라는 것이다.

생존자들이 예견해 볼 수 있는 그런 죽음은 있을 수 있다. 마음의 준비라는 것을 그나마 해 볼 수 있는 경우이다. 하지만, 돌연한 죽음은 어떤가. 사망자나 생존자도 마음의 준비라는 것을 전혀 할 수 없었다면 죽음이 가져다 주는 슬픔과 고통은 상당할 것임을 알 수 있다.

부음을 받으면 그 죽음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하고 생존자를 위로하기 위한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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