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etter life

승자는 없는 것을 찾지 않는다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다윗이 블레셋의 거인 장수 골리앗을 이긴 이야기는 비록 기독교 신자가 아니어도 널리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당시 이스라엘은 청동기 무기를 대부분 사용했고, 블레셋은 철제 무기를 사용했기 때문에 전쟁의 승패는 싸워보지 않고서도 미리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다윗은 10대 후반의 양치기 소년이었고, 매끈한 5개의 돌과 물매를 이용해 철제무기를 장착한 거인 골리앗의 이마에 돌을 날려 꽂음으로써 골리앗을 쓰러뜨리고 적의 예기를 단숨에 꺾어 버린다.


사무엘상 17장 37절에 이르면 '또 다윗이 이르되 여호와께서 나를 사자의 발톱과 곰의 발톱에서 건져내셨은즉 나를 이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도 건져내시리이다 사울이 다윗에게 이르되 가라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시기를 원하노라'라고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이 대립하는 경우, 승리하는 삶은 정해져 있다. 다만, 신앙은 믿고 그렇지 않은 원천적인 선택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일반론으로 이 사건을 설명하는 것은 다소 부적절하다.


승리하는 사람은 상황을 불평하지 않는다.


다윗의 아버지는 '이새'로 일곱 아들을 두었는데, 그중 막내가 다윗이었다. 아버지 이새는 다윗에게 양치는 일을 시켰는데, 불평하지 않고 열심히 아버지의 양을 지켰는데 사자나 곰이 양 떼에서 새끼를 물어가면 다윗이 쫓아가서 사자나 곰을 치고 그 입에서 새끼를 구해내고 사자나 곰이 다윗을 공격하면 그 수염을 잡고 죽이면서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충실히 수행했다(사무엘상 17장 34절 ~ 35절).


형들과 달리 다윗은 양치는 일에 불만을 품지 않았고, 아버지의 양을 지키는데 목숨을 걸고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맹수와 결투를 벌이기도 하였고, 위험에서 승리할 수 있는 용단과 기술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었을 것이다.


승리하는 사람은 당장에 별볼일없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도 불평하지 않고 그 일에 열심으로 임하고, 그 상황이 비록 원하는 바대로 변화되지 않더라도 묵묵히 인내한다. 그 속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은 향후 중요한 능력이 된다.


승리하는 사람은 없는 것을 찾지 않는다


다윗이 사울왕에게 나가 싸워 골리앗을 무찌르겠다고 하자, 사울은 다윗이 어리고 골리앗은 어렸을 때부터 군인생활을 하였으므로 이기지 못 할 것이라고 만류한다. 다윗은 앞선 양치기 시절의 경험담을 전언하면서 골리앗을 이길 수 있다고 말한다.


사울은 다윗에게 투구, 갑옷, 칼을 직접 내어주었으나, 다윗이 이를 착용한 후 움직임이 불편하여 착용하지 못하겠다고 사울왕에게 고한후 평소대로 입고 다섯개의 돌과 물매만을 들고 골리앗 앞에 나선다.


다윗은 "여호와의 구원하심이 칼과 창에 있지 않다"고 말하며(사무엘상 17장 47절), 준비한 돌과 물매를 이용해 골리앗의 이마를 맞춰 쓰러뜨린 후 자신에게는 칼이 없었으므로 골리앗의 칼집에서 칼을 꺼내들고 골리앗의 머리를 베어 버린다.


다윗은 본래 양치기였기 때문에 칼, 방패, 투구 등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또한 이스라엘의 무기는 대부분 청동기였기 때문에 단순히 무기만을 두고 형세를 판단할 경우 승리가능성이 전무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윗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찾지 않고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다.


이는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300척을 상대한 명량해전에서의 마음가짐과 꼭 빼어 닮았다(今臣戰船尙有十二, 出死力拒戰則猶可爲也). 아직 열두척의 배가 있으니 죽을 힘을 다해 싸운다면 가히 해볼만 하다라는 생각을 어떻게 품을 수 있을까.


결국, 승리하는 사람은 없는 것을 찾지 않고, 가진 자를 부러워 하지 않으며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해 불리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시기가 알맞지 않고, 부모가 형편이 없고, 학벌이 달리며 타고난 것이 보잘 것 없고, 세상의 기준으로 볼 때 너무나 함량미달이기 때문에 현재와 내일이 크게 달라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생각한다면 그 생각대로 승리하는 경험을 맛보기란 요원한 일이다.


하지만, 처한 상황에 대해 불만을 거두고 없는 것을 찾지 않고 현재에 충실하면서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해 세상과 위기에 맞서려고 할 때, 보지 못했던 승리의 빛자락이 보이기 시작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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